‘HBM 슈퍼乙’로 뜨는 한미반도체, 주가 504% 점프

박현익 기자 2024. 6.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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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앞 올림픽대로에 10m 높이의 한미반도체 옥외광고가 들어섰다.

대표 주자는 'HBM 업계 슈퍼을'을 노리는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HBM 초창기부터 SK하이닉스와 한솥밥을 먹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8, 9월 2, 3세대 TC본더를 잇달아 출시하며 현재 주류인 HBM3(4세대)는 물론 하반기(7∼12월) 제품화가 본격화될 HBM3E(5세대) 이상 시장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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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용 장비 시장점유율 65%
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납품
엔비디아 열풍 타고 고속성장
주가 단기간 급등에 과열 우려도
서울 올림픽대로 김포공항 방향 63빌딩 앞에 설치된 한미반도체 옥외광고. 올 4월 설치됐다. 한미반도체 제공

올해 4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앞 올림픽대로에 10m 높이의 한미반도체 옥외광고가 들어섰다. 한 달에 1억 원짜리인 초고가 광고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진입로 한복판에서 보이는 만큼 국내에서 한창 잘나가는 기업이 주로 꿰차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시대, 엔비디아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급부상한 가운데 HBM 공급망에 속한 국내 장비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대표 주자는 ‘HBM 업계 슈퍼을’을 노리는 한미반도체다. 회사 주가는 1년 전의 6배로 폭등하며 이달 들어 시가총액이 한때 LG전자를 넘어서기도 했다. ‘엔비디아 연합군’에 속한 SK하이닉스에 주요 장비인 TC본더를 독점 납품한 덕분이다. 최근엔 미국 마이크론과도 HBM 장비 납품 계약을 맺었다.

19일 코스피에서 한미반도체 시가총액은 17조1679억 원으로 1년 전(2조8500억 원)의 6배로 급증했다. 시총 순위는 101위에서 22위로 올랐다. 다만 이날 주가는 차익 실현 매물의 영향으로 1.4% 하락한 17만7000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독점 효과 때문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이어붙여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TC본딩이다. 한미반도체의 TC본딩은 열과 압착을 통해 적층 효율을 기존 기술보다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HBM용 TC본더 시장에서 65%를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세메스, 일본 신카와, 싱가포르 ASMPT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TC본딩 공정에 사실상 한미반도체 장비만 쓰고 있고 마이크론도 기존 신카와에서 한미반도체로 장비 전환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HBM 초창기부터 SK하이닉스와 한솥밥을 먹었다. 2016년 SK하이닉스와 TC본딩 기술 공동 개발에 본격 나서 2017년 1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SK하이닉스가 HBM 2세대(HBM2)를 양산하던 때다. 구글 알파고가 화제였던 당시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개발에 착수했다.

HBM은 D램끼리 연결하는 데 ‘TSV’라는 수직 관통 공정이 적용된다. 이때 TC본더로 얼마나 정밀하게 붙이는지가 수율(정상품 비율)을 끌어올리는 관건이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TC본더에 있어 세계적으로 진동 제어가 가능한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는 한미반도체뿐”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8, 9월 2, 3세대 TC본더를 잇달아 출시하며 현재 주류인 HBM3(4세대)는 물론 하반기(7∼12월) 제품화가 본격화될 HBM3E(5세대) 이상 시장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올 4월에는 마이크론과 226억 원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HBM 산업의 급부상은 피에스케이홀딩스, 테크윙 등 공급망 안에 속한 국내 다른 장비업체들에도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메모리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오랜 협력을 이어온 국내 기업들에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년 사이 코스닥에서 피에스케이홀딩스 시총 순위는 184위에서 32위, 테크윙은 294위에서 21위로 각각 올랐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기대감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89배다. SK하이닉스가 13배, 삼성전자가 16배이고, 반도체 장비업종인 원익IPS가 19배, 주성엔지니어링이 19배인 것과 비교하면 과하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의 PER도 40배 수준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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