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우산 기부했더니 ‘양심우산’ 됐어요”

황금천 기자 2024. 6.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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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경기 부천시청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소사구 옥길동에서 활동하는 산들바람작은도서관의 봉사단체가 브리즈힐아파트에서 열린 벼룩시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기부받은 우산 50여 개를 시에 전달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브리즈힐아파트 주민대표는 "캠페인의 취지가 좋아 주민 회의를 열어 우산 기부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벼룩시장이 열릴 때마다 헌 우산을 계속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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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리본(RE:BORN)우산’ 캠페인
고장 난 우산 기부받아 수리 후, 시민에게 빌려주는 사업 운영
아파트 주민-식당-경찰청 등… 적극적인 참여로 1200개 모여
우산 수리센터로 일자리 창출도
경기 부천시 소사구 옥길동 브리즈힐아파트 주민들이 부천시에 기부한 헌 우산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부천시 제공

지난달 10일 경기 부천시청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소사구 옥길동에서 활동하는 산들바람작은도서관의 봉사단체가 브리즈힐아파트에서 열린 벼룩시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기부받은 우산 50여 개를 시에 전달했다. 가정에서 사용한 지 오래돼 쓰지 않거나 고장이 나 방치되고 있는 우산을 무료로 기부받아 수리한 뒤 시민들에게 빌려주는 사업인 ‘리본(RE:BORN)우산’ 캠페인에 동참한 것.

이 행사를 주관한 브리즈힐아파트 주민대표는 “캠페인의 취지가 좋아 주민 회의를 열어 우산 기부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벼룩시장이 열릴 때마다 헌 우산을 계속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가 자원 재생과 일자리 제공 정책의 일환으로 펼치는 리본우산 캠페인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최근 원미구 상동 서해그랑블아파트 주민이 53개를 기부하는 등 올 들어 1200개가 넘는 우산이 모였다. 지난해 모은 우산 500여 개를 훨씬 뛰어넘었다.

주로 아파트단지 등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캠페인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비오는 날 손님들이 들렀다가 깜빡 잊고 우산을 두고 간 뒤 찾아가지 않는 식당이나 대형마트 등에서도 기부가 잇따른다. 부천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소신여객은 승객들이 버스에 두고 내린 우산을 70개나 시에 가져왔다. 인천경찰청도 73개를 보냈다.

시민들이 고장 난 우산을 가져오면 무료로 고쳐주는 수리센터는 1호점인 경인전철 송내북부역과 원미구 중동행복주택 2층, 오정구 렉스타운 1층 상가 등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우산을 들고 센터에 방문해 신분증을 제시한 뒤 수리신청서를 작성하면 훼손 상태에 따라 수리 기간은 1, 2일이 걸린다. 올해만 1800개 이상을 수리해줬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들 수리센터 3곳과 경인전철 부천역,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 춘의역, 소사구청역 등 7곳에서는 시민들에게 기증받은 우산을 수리해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시민들이 기부하는 우산 가운데 재사용이 불가능한 우산에서 부품을 빼내 수리하는 데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 별도의 서류를 작성하지 않아도 우산을 빌려가면 자발적으로 반납하고 있어 ‘양심우산’으로 부른다.

이들 수리센터와 대여점에는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을 통해 선발된 시민 9명이 근무하고 있다. 과거 직장에서 정년을 맞아 퇴직했거나 경력 단절 등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등을 거쳐 뽑는다. 우산을 수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교육받은 뒤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상·하반기로 나눠 3∼10월 근무하게 된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지난해까지 시행하던 ‘우산 수리 재생사업’을 ‘리본우산’으로 바꾸고 올해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며 “더 많은 시민들이 캠페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업 채널을 강화해 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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