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원 불매’ 자초한 집단 휴진... 이제 그만 본래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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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의 의료계 집단 휴진이 '대란' 없이 끝났다.
전국 8개 가톨릭대 의대 병원들은 당초 함께 휴진하기로 했다.
'병원 불매'는 이번 집단 휴진을 전후해 새로 나타난 현상이다.
'우리 동네에서 집단 휴진에 동참하는 병원은 다 같이 가지 말자', '이런 병원 공유해서 우리 동네서 장사 못하게 해야', '파업하면 망하게 해줘야', '오직 지 밥그릇 챙기는 생각하니 이제 불안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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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의 의료계 집단 휴진이 ‘대란’ 없이 끝났다. 전국 동네의원 5천379곳(14.9%)이 이날 휴진했다. 지난 2020년 의사 파업 때(32.6%)와 비교, 절반도 안되는 참여율이다. 사전에 집단 휴진을 신고한 곳은 전체의 4%였다. 그러나 이날 실제 15% 정도의 병원이 진료 파업을 했다.
인천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대형병원들도 18일 정상 진료를 수행했다. 전국 8개 가톨릭대 의대 병원들은 당초 함께 휴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성모병원도 최종적으로는 정상 진료로 방향을 잡았다. 사전에 인천시에 18일 당일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은 46곳이었다. 전체 1천896곳 중 2.6% 수준이다. 그러나 이날 들어 실제로는 260곳의 인천 의료기관이 집단 휴진에 동참했다. 14.5% 정도다. 사전 신고는 없었지만 ‘의사가 아파서’ 등을 들어 병원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이날 꼭 병원에 갈 일이 없었던 시민들은 그냥 지나간 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이나 고령자 등 건강취약계층에는 힘든 하루였다. 기침이 심해 동네 의원을 찾았던 한 노인은 뜨거운 날 헛걸음만 했다. 병원 앞에는 사유도 적지 않은 휴진 안내문이 내걸려 있었다고 한다. 전공의 의료현장 이탈 이후 ‘응급실 뺑뺑이’도 더 악화된 모양이다.
지난주 인천에서 50대 응급환자가 하루 종일 맹장염 수술을 받지 못해 헤맸다. 인천은 물론 서울·경기까지 이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은 없었다. 전공의 사태 장기화로 병원들 상황이 전만 못하고 당장 수술할 의사도 없다는 등의 이유였다. 자포자기 상태의 이 환자를 인천의료원이 받아줬다. 입원 이튿날 오전 7시,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이 직접 수술에 나서 위기를 넘겼다.
‘병원 불매’는 이번 집단 휴진을 전후해 새로 나타난 현상이다. 그간 은인자중하던 의료 소비자들이 맘카페 등에서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에서 집단 휴진에 동참하는 병원은 다 같이 가지 말자’, ‘이런 병원 공유해서 우리 동네서 장사 못하게 해야’, ‘파업하면 망하게 해줘야’, ‘오직 지 밥그릇 챙기는 생각하니 이제 불안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등등.
이번 집단 휴진은 자가당착, 자기모순의 혼돈만 확인시켰다. 갈수록 명분은 초라해지고 파업 동력도 급전직하다. 처음 국민건강을 위한 싸움이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양푼만 한 밥그릇 마냥 지키기’로 비친다. 제약회사 리베이트건으로 수사받는 의사가 1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바른 말 하는 어느 의사가 한마디했다. 의대 증원 1천509명이래야 15만 의사의 1% 정도라고. 더 길게 가다가는 사는 동네에서도 눈총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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