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1시간 방북' 마치고 김정은 배웅 속에 평양 떠나

▲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국빈 방문을 종료했습니다.

타스 통신은 오늘(20일) 푸틴 대통령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직전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배웅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떠난 정확한 시각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어제 새벽 3시쯤 평양 공항에서 김 위원장과 만났다가 약 21시간 뒤 배웅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푸틴 대통령은 오늘 새벽 0시를 전후해 북한을 떠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순방지인 베트남으로 향했습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19∼20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타스 통신은 수천 명이 평양 시내 중심가에서 공항으로 향하는 푸틴 대통령의 차량 행렬을 향해 꽃과 깃발을 흔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환송 인파는 20㎞ 넘게 이어져 있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공항에도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로 향하는 레드카펫을 따라 수백 명이 줄 서 있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어로 '우정과 단결'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는 군악대와 의장대의 환송을 받으며 이륙했고 배웅 나온 사람들은 이륙한 전용기를 향해 열렬히 손을 흔들었습니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총 10시간 이상 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두 정상이 11시간 넘게 대화했다고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어제 정오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 만큼 김 위원장과 거의 붙어 다니며 이야기를 나눈 셈입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두 정상이 최소 9시간 대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것입니다.

두 정상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1시간 30분 이상, 비공식 일대일 회담에서 2시간 30분 이상 협상했고 공연 관람, 연회 등 다양한 행사에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이들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며 북러 관계를 격상시켰습니다.

이 협정은 한쪽이 공격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북러가 '동맹관계'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었습니다.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