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상회담 6번 치른 경험...제주는 ‘준비된 최적지’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내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25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브랜드와 세계적 가치를 빛나게 만들 국제적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구촌의 현재와 미래를 이끄는 APEC 21회원국 정상들에게 역동적인 ‘코리안 피플’의 저력과 세계 제일의 테크놀로지 강국인 대한민국의 진가를 각인시키며 국격을 높일 절호의 기회다.
APEC 회원국의 경제는 세계 GDP의 61.5%(2019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회원국과 포괄적 경제협력 체계를 강화해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촌 번영을 이끌 녹색성장 비전과 비즈니스 창출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
이처럼 대한민국과 지구촌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 APEC 정상회의를 성공시키려면 최적의 회의 여건과 세계적이고 매력적인 가치를 지닌 ‘준비된 최적지’에서 개최해야 한다. 그래서 동북아 중심이자 태평양과 마주한 제주도는 이미 모든 걸 완비했다고 자신한다. 세계 정상급 국제회의 시설과 특급 숙박, 완벽한 경호·안전, 편리한 교통 접근성, 군사적 긴장 요인 해소, 유네스코(UNESCO) 지정 세계자연·문화유산 등 모든 면에서 최적화된 ‘APEC 정상회의 맞춤형 글로벌 국제 교류 평화 도시’이기 때문이다.
제주는 가장 중요한 국제 회의 시설 및 숙박·공항·경호 등 인프라 측면에서 완벽하다. 새로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 없어 정부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성공적인 개최가 가능한 유일한 곳이다.
주 회의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제2센터를 비롯해 모두 3만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132개 회의실이 있다. 각국 정상을 편안하게 모실 특급호텔 39곳을 비롯해 모두 7만9402실의 매머드급 숙박 시설을 갖췄다.
6차례 정상회의 경험에서 입증된 완벽한 경호 환경도 최고의 강점이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해 공항·항만에서 국경과 같은 철저한 보안 관리가 가능하다. 정상회의장과 숙박 시설이 밀집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를 APEC 전용 특별구역으로 설정해 회의와 숙박, 이동 등에 있어 통합적인 경호 관리 체계가 가능하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해녀, 세계중요농업유산인 돌담 등 글로벌 복합 유산 지역인 제주에서의 APEC 개최는 생명 복원이라는 근원적 희망을 되살리는 상징성을 갖는다.
제주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생산에 기반한 아시아 최초 탄소 중립 도시를 실현하겠다는 친환경 녹색성장 미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후 위기 등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포용, 혁신의 가치를 내건 APEC의 비전과 목표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협력 시대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처럼 제주에서의 APEC 정상회의 개최는 대한민국의 품격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인들에게 글로벌 경제·문화·외교 중심지로서 대한민국을 주목하게 만드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
APEC 개최지가 지금까지 지방 도시, 그것도 휴양 시설이 집중된 도시에서 개최돼 온 흐름이 이어지길 바란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APEC을 개최하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APEC 개최지가 총선 결과에 대한 반응과 평가로 연결되거나, 정치적 요소를 감안한 판단으로 결정되어서도 곤란하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국제회의로 만들 무대는 바로 제주다. 세계의 보물섬 제주가 APEC 개최를 통해 지방 시대를 선도하면서 지구촌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새롭게 열어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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