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파리지앵의 올림픽 보이콧

김기동 2024. 6. 1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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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인류 화합의 대제전이라 불리는 세계인의 축제다.

올림픽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개최는 국가의 위상을 단숨에 높일 절호의 기회다.

지구상에서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는 고작 23개국.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해본 국가는 9개국뿐인데 우리나라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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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인류 화합의 대제전이라 불리는 세계인의 축제다. 올림픽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개최는 국가의 위상을 단숨에 높일 절호의 기회다. 그동안 열린 올림픽 개최지들만 봐도 그렇다. 지금까지 열린 올림픽은 하계가 29회, 동계가 24차례로 모두 53회에 이른다.

그런데 올림픽 개최지 ‘편중’ 현상이 심하다. 지구상에서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는 고작 23개국. 올림픽을 2차례 이상 개최한 상위 7개국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요 7개국(G7)과 딱 들어맞는다.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파워게임’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해본 국가는 9개국뿐인데 우리나라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은 2번의 좌절 끝에 개최에 성공해 여운이 오래 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은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를 천명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미국은 1980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콧했다. 서방권 60여개국이 동참했다. 소련·쿠바 등 공산권 10여개국은 1984년 LA올림픽 불참으로 맞불을 놨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엔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퇴출당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친선 경기를 한 뉴질랜드의 참가소식에 아프리카 28개국이 불참했다. 선수단은 보내고 정부·정치인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도 종종 일어난다. 올림픽이 정치·외교 노선을 국제사회에 표명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 한 달여를 앞두고 파리지앵들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올림픽 보이콧’을 호소하고 있다. 올림픽 기간 16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파리에서 물가급등과 교통대란,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미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 입장료가 20~30% 가까이 올랐고, 지하철 요금도 2배 인상됐다. ‘빈대와의 전쟁’도 모자라 친환경 올림픽을 내세워 에어컨 없는 선수촌을 천명해 선수들은 폭염과도 싸워야 할 판이다. 개최지 시민들이 반대하는데 지구촌 축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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