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킥 극장골을 터뜨린 백성동 “놓쳤으면 완델손 형한테 혼났을 걸요”

백성동 | 대한축구협회 제공

백성동(포항)은 짜릿한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린 순간을 떠올리며 “느낌은 있었다”고 떠올렸다.

올해 포항 스틸러스를 상징하는 극장골 시리즈에 한 편이 더해진 순간이었다.

포항은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수원 삼성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은 안방에서 4경기 만에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승리의 주역에선 백성동을 빼놓을 수 없었다.

포항이 2부리그로 강등된 수원의 패기에 휘말린 위기를 극복하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포항은 연장전 전반 2분에는 수원 전진우에게 선제골을 내줬는데, 백성동이 연장전 후반 9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때린 프리킥이 수원 골문 오른쪽 구석을 꿰뚫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백성동은 경기가 끝난 뒤 “꼭 결과가 필요한 상황에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선제골을 내줬을 땐 나도 사람이라 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성동은 자신의 극적인 프리킥 득점이 사실 팀 동료 완델손의 양보로 나온 것이라는 사실도 고백했다. 그는 “처음 공을 내려놨을 땐 완델손 형이 차려고 했다”면서 “느낌에 오른쪽이 비어 있었기에 내가 차겠다고 했는데, 들어가서 다행이다. 놓쳤으면 형한테 혼났을 것”이라고 웃었다.

백성동은 코리아컵 8강전 승부에 대한 기대감도 잊지 않았다. 그 상대가 옛 스승인 김기동 감독의 FC서울이기 때문이다. 백성동은 “운명의 장난”이라면서 “너무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뛰는 우리도, 보는 팬들도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