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만에 꺼진 목동 아파트 화재…놀란 가슴 쓸어내린 주민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침에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서 생각할 새도 없이 튀어나왔어요. 연기가 엄청나게 났어요."
19일 오후 9시께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화재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오전 8시께 가족들과 함께 대피한 뒤 11시간이 넘도록 아파트 밖에서 상황을 지켜봤다는 이 주민은 "구청에서 임시 숙소를 지정해주긴 했는데 아직 들어가 보진 않았다"며 "필요하면 뭐라도 도우려고 한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폭염 속 72세대 주민 대피소동…장시간 화재 진압에 진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홍준석 기자 = "아침에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서 생각할 새도 없이 튀어나왔어요. 연기가 엄청나게 났어요."
19일 오후 9시께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화재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아파트 인근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고 바로 앞 도로에는 불길이 거세지며 깨져 나온 유리 조각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아파트 주위엔 노란색 출입 통제선이 어지럽게 처져 있었다.
오전 8시께 가족들과 함께 대피한 뒤 11시간이 넘도록 아파트 밖에서 상황을 지켜봤다는 이 주민은 "구청에서 임시 숙소를 지정해주긴 했는데 아직 들어가 보진 않았다"며 "필요하면 뭐라도 도우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아파트 지하 2층 재활용품 수거함에서 시작된 불은 11시간 40여분에 걸친 진화작업 끝에 오후 7시 44분이 되어서야 완전히 꺼졌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아파트를 뒤덮은 연기와 불길이 거세지며 들렸던 폭발음에 놀랐던 주민들은 그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아파트 17층에 살고 있다는 김모(50)씨는 "오전 8시 20분부터 낮 12시까지 저랑 아내, 딸 둘이 방에 갇혀 있었다"며 "(오전) 10시쯤 연기가 집까지 들어와 신고했는데 복도에 연기가 많아서 일단 집에 있었다"고 말했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는 김씨는 "강아지는 산소통이 없어서 베란다에 두고 내려왔고 오후 6시께 소방대원이 다시 들어가 구조해줬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화재 진압이 한창이던 오후 3시께 지상 1층 상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 "딸이 오후 3시쯤 현장에 있었는데 갑자기 엄청 큰 소리가 나면서 시꺼먼 연기가 올라왔고 사람들이 놀라 소리를 질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인근 주민 장귀순(76)씨도 "엄청 큰 소리가 났다"며 "비행기 소리인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총 72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에서는 이날 화재로 주민 113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주민은 옥상에 고립돼있다 소방헬기로 구조됐고 진압 도중 거세진 불길에 폭발 사고가 나 소방대원 17명이 경상을 입기도 했다.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진 무더운 날씨에 소방대원들은 두꺼운 방화복을 입고 긴 시간 불을 끄느라 진땀을 흘렸다.
잠시 교대해 쉬러 나와 방화복을 벗은 대원 뺨에는 검은 재가 묻어 있었다. 오른쪽 팔뚝에 붕대를 감은 대원도 눈에 띄었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값에 따르면 이날 서울 양천구는 오후 4시 2분 기준 35.0도를 기록했다.
주민들도 무더운 날씨에 임시숙소에서 기약 없이 지내야 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가족들과 임시 숙소에 들렀다 다시 아파트를 찾았다는 김모(65)씨는 "구청에서 문자가 왔는데 언제까지 모텔에서 지내라는 얘기가 없었다"며 "날은 점점 더워지는데 언제까지 집이 아닌 모텔에서 지내야 할지 몰라 답답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방의 초기 진압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주민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오전 10시쯤 불을 다 껐다고 소방차가 빠졌는데 다시 불이 붙어서 하루 종일 난리"라며 "2차로 번진 불이 배관으로 번져 커진 것 같다. 처음에 불을 너무 우습게 본 건 아닌가 싶다"고 했다.
stop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아이유 측 "표절의혹 제기자 중 중학교 동문도…180여명 고소" | 연합뉴스
- 英병원서 뒤바뀐 아기…55년만에 알게 된 두 가족 | 연합뉴스
- 트럼프 장남 "젤렌스키, 용돈 끊기기 38일 전" 조롱 밈 공유 | 연합뉴스
- 일면식도 없는 40대 가장 살해 후 10만원 훔쳐…범행 사전 계획 | 연합뉴스
- [삶] "누굴 유혹하려 짧은치마냐? 넌 처맞아야"…남친문자 하루 400통 | 연합뉴스
- '환승연애2' 출연자 김태이,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 송치 | 연합뉴스
- 투르크 국견 알라바이, 대통령 관저 떠나 서울대공원으로 | 연합뉴스
- 대만 활동 치어리더 이다혜 "미행당했다" 신고…자택 순찰 강화 | 연합뉴스
- 첫임기때 315차례 라운딩…골프광 트럼프 귀환에 골프외교 주목 | 연합뉴스
- 서산서 운전자 살해 후 차량 불태우고 달아난 40대 체포(종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