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수장고 포화, 통합관리 대안”
[KBS 제주] [앵커]
KBS는 지난 시간 행방이 묘연해진 관덕정의 목벽화 원본을 직접 찾아 나선 과정을 보도해드렸죠.
그런데 어디 있는지 파악하는 데만 열흘 넘게 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수장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8년 전 관덕정을 복원하며 나온 목벽화 원본 등 나무 부재들은 돌문화공원 수장고에, 모사본은 민속자연사박물관 수장고에 따로 보관됐습니다.
소장품에 대한 기록 공유도 원활치 않아 취재진은 물론 유산본부조차 이를 찾는데 애를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용식/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과장 : "(자료가 많아) 검색하는 데 약간 어려움이 있긴 한데 어떤 특정한 자료들에 대해서는 박물관 간에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채널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흩어져 있던 관덕정 목부재 현황을 파악하고, 목벽화와 모사본 등을 모두 수장고 한 곳에 보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관덕정 바로 옆 목관아 수장고는 규모가 작고 이미 가득 찼습니다.
그래서 도내 공공 박물관 9곳의 상황도 확인해봤습니다.
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 김만덕 기념관 등 5곳의 수장고 포화율은 90%입니다.
제주4·3평화기념관 수장고는 유족들의 기증이 잇따르며 이미 넘쳐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물관마다 추가 기증품을 받지 못하는 등 이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물관 성격에 맞지 않는 유물 정리와 기획전시 등을 통한 수장고의 효율적 관리가 절실합니다.
수장고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유물 정보까지 공유하는 파주 국립민속박물관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구문회/국립민속박물관 파주 학예연구관 : "수장고 격납 공간을 복층화하는 부분이 있어요. 또 하나는 모빌랙 (이동식) 구조식으로 장을 만들면 격납률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포화에 대비하고 유물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공공 수장고 조성이 핵심 대안으로 꼽힙니다.
[이윤섭/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포화로) 수집 보존하기 적절한 시기를 놓칠 수가 있습니다. 별도의 부지에 수장고를 지어서 문화유산을 보관하게끔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공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문화유산과 유물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승하는 것!
행방조차 찾기 어려웠던 이번 관덕정 목벽화가 주는 교훈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조하연·고준용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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