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러"…'성과급 10억'에 소란했던 해산 총회 [현장]

이효정 2024. 6. 1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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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원베일리 조합 해산 총회서 원안대로 가결…"성과급 문제 없다"
일부 조합원 '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추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전국의 재건축·재개발 조합 10곳 중 8곳이 인센티브 내지는 성과급을 지급합니다. 다른 사례와 비교해보면 우리 조합장이 받는 10억원은 가장 낮은 수준의 금액입니다."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 측의 말이다. 1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조합 해산을 위한 임시 총회가 열렸다. 안건은 조합장 성과급 10억원 지급 건과 조합 해산을 위한 청산위원회 업무 규정 관련 내용 등이었다.

조합 측의 성과급 지급 설명에 한 조합원은 "질문이 있다. 단지 내 스카이커뮤니티 운영 문제 등(으로 볼 때) 조합장에게 10억원 성과급 지급은 (말이) 안 된다"며 발언권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합 측은 해당 조합원에게 "총회 현장에서 퇴장하라. 경찰을 부르겠다"고 맞서며 상호 간에 비속어가 난무했다.

해당 조합원은 총회 현장을 나갔고 투표는 예정대로 마무리됐다. 조합장 성과급 지급 안건은 조합원 1948명 중 찬성 976표, 반대 884표, 기권 86표로 원안대로 통과했다.

1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열린 반포 원베일리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의 조합 해산을 위한 임시 총회에서 조합장 10억원 성과급 지급 건이 조합원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진=이효정 기자 ]

최근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는 조합장의 성과급 지급 문제로 조합과 조합원 간 첨예한 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이날 총회 참석을 위해 회사를 조퇴하고 왔다는 A 조합원(50)은 "잘한 부분에 대해 성과급을 줄 수도 있겠지만, 조합장이 위장 세입자를 내세워 조합 자금을 이용한 잘못으로 인한 소송 문제가 있었다"며 "스카이 커뮤니티와 같은 공간도 원래 계획과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원안대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총회나 단지 내에 용역업체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오늘 총회는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며 덜한 편이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조합에 반대 의견 내기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조합원을 비롯,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이 부실하게 조합을 운영한 데다 이미 연간 1억원이 넘는 돈을 받고 있어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성과급 지급을 반대하는 조합원 약 600명은 이날 열린 해산 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조합원들과 관련 비용 모금 중이다.

이들과 달리 70대 중반이라고 밝힌 B 조합원은 총회가 끝나고 "재건축 사업을 빠르게 추진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조합장에게 성과급을 줄 필요가 있다"며 전혀 다른 의견을 보였다.

성과급 지급 사안과 관련해 서초구청은 제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조합 내 성과급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하고 있으나 강제성은 없다"며 "조합 임원의 성과급 지급은 총회 의결을 통해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 행정청에서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특별비시 정비사업 조합 등 표준 행정업무 규정에 따르면 '조합 등은 조합 임원 또는 추지위원회 위원에게 임금 및 상여금 외에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전 고시 지연 문제에 대한 조합 측과 일부 조합원간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조합 측은 "입주민대표회의가 상식 이하의 요구사항으로 이전고시와 보존등기를 무기한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포 원베일리는 아파트 내 커뮤니티시설 13곳을 외부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받아 용적률과 건폐율 인센티브를 받았다. 그런데 최근 입주자대표회의가 개방 범위를 반포2동으로 축소하자고 주장하면서 이전고시가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A 조합원은 "커뮤니티시설 관리 위탁 운영 업체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조합 측이 서초구청에 알리자 구청은 운영할 업체가 없어 당장 시설 개방이 어렵다고 판단한 부분이 있었다"며 "또한 구청이 시설 개방의 범위를 지역 주민이 아닌 '전 국민'이라고 한 점도 영향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서초구청은 커뮤니티 시설 개방에 대해"일부 협의사항에 대해 내부 조율 중"이라며 "지속적으로 개방하지 않으면 관련 법령에 따라 (처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축법에 따라 커뮤니티 시설을 공공에 개방하지 않으면 구청은 시정 명령이나 이행강제금 부과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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