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0세인의 눈물...먼저 떠난 자식보다 어머니를 더 그리워했다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2024. 6. 19. 20: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혁명]

백세인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일, 가장 보고 싶은 사람, 가장 좋았던 시절에 대해 묻는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상당수는 더 이상 바라거나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했지만, 더러는 미래지향적 욕구를 강하게 표현해 적잖이 놀랄 때도 있다.

가장 그리운 사람이 누군가라는 질문에는 두 부류로 명확하게 나누어진다. 돌아가신 부모와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들이다. 그중에서 먼저 죽은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에서 만난 백세 할아버지는 아직도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르신은 백세인 조사단과의 대담에서도 거침없이 정부를 비판하고, 이웃 나무라기를 망설이지 않는,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는 분이었다. 자식이 5남 1녀인데 모두 출타했다. 첫 번째 아내와 사별하고, 재혼하여 살고 있는 아내가 중풍을 앓고 있어 9년째 직접 간병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도 스스로 일상생활을 이끌고 있는 의지가 강한 분이었다.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가?” 묻자 백세인은 “어머니가 제일 보고 싶어”라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월남하면서 어머니를 부득이 북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후로 소식 한번 못 들었고, 이산가족 상봉도 제일 먼저 신청하였는데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하였다며 울먹거렸다. 불효자는 운다고 했던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더 깊어지는 듯했다. 돌아가셨으리라 짐작하면서도 혹시나 하며 어머니를 볼 수 있을까 백 살이 넘은 자식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니, 부모 자식의 의미와 가치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