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인종차별' 논란, 토트넘 전담 기자도 심각성 인지..."사과가 잘못됐어"  토트넘은 여전히 침묵 중

김아인 기자 2024. 6. 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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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포포투=김아인]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토트넘 내부 소식을 전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토트넘 관련 이야기들을 전했다. 영상 중간에는 최근 논란이 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골드 기자는 문제가 된 영상 내용을 소개하면서, “정말 문제가 되는 발언이었다. 물론 일부러 악의를 담거나 비하한 의도는 없었겠지만, 그 말만 놓고 봤을 땐 인종차별적 발언이 맞았다. 그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가 한 말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 모든 한국인들이 다 똑같이 생겼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고 유감을 표했다.


자신이 SNS에 이번 일에 대한 생각을 전했을 때 사람들에게서 돌아온 반응을 알렸다. 골드 기자는 “그냥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는데, 물론 그렇겠지만 정말 끔찍하고 최악인 농담이었다. 그냥 우루과이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뿐이다, 영국 사람들이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던데, 전혀 이해되지 않는 논리다. 미국이 인종차별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과 같다. 정말 끔찍한 사고방식이다”고 아쉬워했다.


사진=골드 기자 유튜브 캡처.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의 사과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벤탄쿠르의 말을 듣고 어떤 사람들은 상처를 받았고, 화가 났다. 그의 사과 자체도 결국 손흥민에게 개인적으로만 한 거다. 모든 한국인들을 모욕한 말이 되는 건데, 더 많은 대상에게 사과했어야 한다. 의견이 갈릴 수 있겠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충분히 대화가 오고가지 않았고,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다른 인종이나 다른 국적을 가진 이들에게서 일어난 일이라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을 거다”고 주장했다.


벤탄쿠르는 최근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로 도마에 올랐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우루과이 매체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했다. 진행자 라파 코텔로와 이야기하던 중 그가 “당신의 유니폼은 이미 갖고 있으니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나”라고 말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이라고 되물었고, 이어 진행자가 “맞다. 아니면 세계 챔피언의 것이거나...”라고 답했다.


이어 벤탄쿠르는 “쏘니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주면 어떤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고 농담했고, 코텔로와 함께 웃었다. 의도가 없는 농담이었지만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에 해당했다. 아시아인의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다는 말은 동양인에 대한 흔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꼽힌다.


사진=트리뷰나.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해당 영상에 축구 팬들은 온라인상으로 크게 분노를 표했다. 축구계에서도 인종차별에 대해 가장 강경하게 대응하는 프리미어리그(PL) 클럽 내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또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주장 역할을 하고 있다. 토트넘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가진 손흥민을 향한 발언은 아시아인 전체를 조롱하는 행위와 같았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나의 형제 쏘니!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아주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을 너도 알다시피 나는 결코 널 무시하거나, 다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을 거야. 사랑해 브로”라고 적었다.


현지 언론에서도 해당 사실을 보도했다. 영국 'BBC'는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TV에서 인종차별적 비방을 한 것에 대해 주장 손흥민에게 '매우 나쁜 농담'이라며 사과했다. 손흥민은 아직 사과에 공개적으로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전달했다.


사진=90MIN.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영국 '미러'는 “벤탄쿠르는 '한국인은 다 똑같아 보인다'는 듯한 이상한 발언을 한 뒤 손흥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유니폼을 달라는 말에 기괴한 답변으로 응답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손흥민을 인종적으로 학대한 팬이 3년간 축구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다”고 지적했다.


손흥민은 끊임없이 인종차별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가한 노팅엄 포레스트 팬이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12월 노팅엄 원정에서 50세의 노팅엄 팬이 토트넘 원정 팬들을 향해 끈질기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외쳤다. 또 손흥민에게도 경기 내내 욕설을 계속했고, 자신에게 멈춰달라고 요청하는 다른 팬들을 향해서도 공격적으로 행동했다. 주변에 있던 팬들이 그를 클럽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영국 왕립검찰청(CPS)은 해당 팬에게 징계를 내렸다. 2건의 인종차별 행위로 기소된 그는 유죄 판결을 받았고, 1654파운드(약 290만 원)의 벌금과 축구 경기장 입장 3년 금지, 비용 85파운드(약 14만 원)와 피해자 추가 요금 669파운드(약 117만 원)를 지불하라는 처분을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해 5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는 손흥민이 교체로 나가던 도중 팰리스 원정석에 앉아있던 팬이 손흥민을 향해 양 손으로 눈을 길게 찢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서양인들이 주로 동양인을 가리키며 조롱할 때 쓰는 행위다. 토트넘과 팰리스 모두 공식 성명을 통해 엄중 조치를 예고했고, 이 팬은 경찰 조사 끝에 3년 경기 관람 금지와 유로 2024기간 해외 여행 금지 처분을 받았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난해 2월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팬으로 추정되는 축구팬이 SNS를 통해 “개고기나 먹어라”라는 글을 게시해 충격을 줬다. 2022년 8월에도 첼시전을 치르던 도중 첼시 팬으로부터 눈을 찢는 제스처를 당했다. 2021년 4월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내용의 악성 댓글로 공격을 가했다. 이들은 모두 영국 경찰로부터 징계를 당했다.


손흥민은 과거 인종차별에 대해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함부르크 SV 유스 팀을 거쳐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생활했던 손흥민은 독일에서 뛰던 당시 수많은 인종차별을 당한 탓에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90MIN.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벤탄쿠르의 사과문은 일시적으로 24시간 동안만 게시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토트넘 팬들은 벤탄쿠르와 토트넘 공식 SNS에서 댓글을 통해 여전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벤탄쿠르와 토트넘 모두 별다른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벤탄쿠르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를 앞두고 관련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있을 뿐이다. 토트넘 역시 소속 선수들의 유로 2024 관련 소식과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정 관련 컨텐츠만 올리고 있다.


내달 예정된 토트넘의 프리시즌 한국 투어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토트넘은 다가오는 프리시즌 기간 중 2년 만에 한국에 방문한다. 7월 31일 팀 K리그와 맞대결을 펼치고, 8월 3일에는 김민재,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등이 소속된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투어가 시작되기 전까지 침묵이 계속된다면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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