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지하화 국비 ‘0원’…부산은 그림의 떡?
[KBS 부산][앵커]
이처럼 철도 지하화 특별법에 따라 부산의 숙원 사업이 해결되는 것 같은데 사업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부산에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강지아 기자, 철도 지하화 사업은 부산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제기할만큼 숙원 사업이죠.
[기자]
그렇죠.
부산 도심을 관통하는 경부선은 1905년 개통됐습니다.
100년 넘게 우리나라 대동맥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이면에는 부산 도심의 단절이라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2021년부터 철도 지하화 사업 필요성을 정부에 요구해왔고 시민단체는 100만 명 서명운동도 벌였습니다.
그런만큼 부산시는 철도 지하화 특별법 제정을 반기면서 국토부의 철도 지하화 통합 개발 계획에 부산의 경부선 노선을 반영해 사업화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철도 지하화 특별법의 핵심 사항을 뜯어보면 과연 부산 시민들의 바람처럼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왜나하면 국토부가 국비 지원 없이 터 개발 사업 이익으로 지하화 사업 비용을 조달하는 게 이번 지하화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철로를 들어낸 자리를 공공기관과 지자체, 민간이 잘 개발해서 그 이익으로 지하화 공사 비용 7조를 조달하라는 겁니다.
[서지연/부산시의원 : "사실상 국비가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자체만의 부담으로 오롯이 그리고 민자에 대한 유치를 이끌어가야 하는 부분에서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요.
부산의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서 지하화가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드는데요.
[기자]
네, 먼저 부산 경부선이 지나는 주변을 보면 상업적으로나 주거지로나 인기가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부선 철로 때문에 그동안 상업개발도 힘들었고 주거지로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철도 터라는 특수성입니다.
철로가 길고 좁은 형태라서 상업적 개발은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 폐선된 동해남부선을 보면 대부분 산책로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곳을 개발해서 7조 원의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이상국/부산연구원 박사 : "철도선이 기껏 해봤자 폭이 넓어야 30m 일거고 좁으면 10m 정도일텐데 그 폭으로 건물 짓기는 쉽지 않지 않겠습니까? 도심 지역처럼 구획을 정해서 개발하기 쉽지 않을 거고 결국은 보행로라든지 멋진 산보를 할 수 있는 길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
건설 경기도 발목을 잡습니다.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되는 북항재개발 랜드마크마저 공모가 유찰될 만큼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물가 상승으로 당초 예상 사업비 7조 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경의선 숲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최고 명소가 된 경의선 숲길은 국비 지원으로 경의선을 지하화해서 조성됐기 때문입니다.
부산의 정치권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중추 역할을 한 경부선 지하화에는 국비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대식/국회의원 : "반드시 부산 국회의원들이 원팀이 돼서 이 예산을 확보해야 사업성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개발한다는 것은 2차원적인 문제고 우선은 국비가 우선시돼야 이사업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결국, 경부선 지하화는 사업성이 높은 서울역~용산, 서울역~노량진역 정도만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부산은 들러리만 서지 않도록 정관계와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강지아 기자 (j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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