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직장동료 받아줬더니···아버지 유품 ‘금목걸이’ 훔치고 연락두절

사진=JTBC '사건 반장' 캡처

[서울경제]

‘갈 곳이 없으니 도와달라’던 직장동료가 아버지 유품을 훔쳐 달아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을 제보한 A씨는 지난달 24일 최근 직장동료 B씨로부터 연락 한 통을 받았다. ‘아내와 다퉈서 갈 곳이 없는데, 집에 찾아가도 되냐’는 부탁이었다.

알고 지낸 지 두 달 정도 된 B씨는 A씨를 ‘형님’이라고 부르며 곧잘 따르던 동생이었다. 가족들과 외식 중이던 A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B씨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A씨는 식사 약속을 마무리하고 귀갓길에 B씨에게 연락했는데 B씨는 3통의 전화를 다 받지 않았다. A씨는 뒤늦게 B씨로부터 “아는 동생과 밥을 먹었다”라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이상함을 느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 A씨는 안방 귀중품부터 확인했고 1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이 사라진 걸 알게 됐다. 진열대 구석에 있던 500만 원 상당의 순금 목걸이였다.

A씨는 곧장 B씨에게 전화했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 이에 A씨가 ‘홈캠에 절도 장면이 다 찍혔다. 해결하고 싶으면 빨리 전화하라’는 문자를 남기자, B씨는 10분 만에 답장을 보내왔다. 그는 “죄송하다”며 “내일 오전에 목걸이를 가져가겠다”고 말했고, A씨는 한 번 더 동료를 믿었으나 연락이 오지 않아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는 수사가 시작된 지 3주 정도 지났는데 경찰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직장 동료인 B씨의 사진과 전화번호, 주소 등 인적 사항이 다 있는데 수사에 진척이 없어 답답함을 느끼던 중 A씨는 동네에서 B씨와 마주쳤다.

A씨는 바로 옆에 있던 지구대에 상황을 설명하고 절도범을 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은 B씨를 잡지 못했다. A씨는 “경찰이 지구대에서 나오는 데에만 5분이 걸렸다”고 주장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절도 사건 이후 B씨에 대해 알아봤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회사에서 월급이 아닌 주급으로 급여를 받아 갔고, 회삿돈도 1000만 원을 빌려 간 상태란 걸 알게 됐다. 또 담당 형사로부터 B씨가 절도범으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A씨는 “끝까지 (아버지 유품을) 간직했는데 이렇게 잃게 돼 아버지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친했던 동료에게 기만당한 사실이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목걸이를 못 찾는다고 하더라도 이 괘씸한 동료에게는 반드시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며 경찰에 합의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인정 인턴기자 injung9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