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까지 尹-韓 충돌 없다? ‘출마 임박’ 韓 앞 ‘고차방정식’

구민주 기자 2024. 6. 1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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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차별화하면서 협력도 해야 하는 韓…‘불편한 동거’ 이어질까
‘분열하면 지선 필패’ 공감대 속 ‘친윤-친한’ 갈등 확전 진화는 과제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월22일 경기도 평택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친 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가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총선 정국에서 틀어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다시 설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전 위원장 주변에선 용산과의 '차별화' 필요성을 느끼는 한편, '분열은 필패'라는 인식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친(親)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 사이 갈등이 분출하면서 향후 '당내 단합' 또한 한 전 위원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과 그의 출마를 돕고 있는 선거 캠프 내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용산, 즉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향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느냐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 기간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비례대표 명단 등으로 윤 대통령과 대립해 갈등설을 낳은 바 있다. 총선 후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고사하고, 정부의 해외 직구 규제 정책을 공개 반대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둘 사이가 '돌이킬 수 없게 됐다'는 얘기가 이어져왔다.

일단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해 주변에선 거대 야권과 맞서는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계속 가져가선 안 된다는 게 중론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전 위원장을 지원사격 중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동반자"라며 "한 위원장의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최소 2년 뒤 있을 지방선거까진 용산과의 갈등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열은 곧 필패'라는 인식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저널에 "한 전 위원장은 당분간 지난 총선 때처럼 미묘한 줄타기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 주변 참모들도 최소 지방선거 때까진 대통령과 선을 그어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다.

따라서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에도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주요 쟁점 사안에 있어 대통령실과 대립되는 의견은 크게 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그러나 이 경우, 총선 당시 '미래권력' 한 전 위원장의 '미완의 과제'였던 용산과의 '차별화'에 또 다시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으로선 임기 절반 이상이 남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지키면서 차별화 포인트도 만들어야 하는 '고차방정식' 앞에 놓인 셈이다.

'친윤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왼쪽)은 최근 당의 비례 공천 결과에 대해 "투명하지 않았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저격했다. ⓒ뉴스1

'한동훈 대표'와 '친윤' 사이 '불편한 동거' 가능성

최근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 이어지고 있는 공개 충돌은 이러한 셈법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철규 등 당내 친윤 의원들은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되면서부터 연일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들은 나아가 진중권 교수‧김경율 회계사 등 한 전 위원장 측근들의 '정체성' 문제를 지적했고, 여기에 친한계 인사들이 반박하면서 거센 설전으로 번지고 있다. 친한계에선 대표적 친윤인 이철규 의원이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다 보니,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더라도 이후 친윤 의원들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윤계가 압도적인 당원 조직력을 내세워 최고위원 선거에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동훈 지도부'의 향후 분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국민의힘 현행 당헌·당규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당은 비상 체제로 전환된다. 한 전 위원장 측이 안정적인 지도부 구성을 위해 최고위원 '러닝메이트' 물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선 한 전 위원장의 의지와 무관하게 용산과의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김건희 여사 이름이 적잖이 오르내린다. 총선 기간 한동훈 비대위에서 나온 '마리앙투아네트' 비유와 한 전 위원장의 '명품백 의혹 국민 눈높이' 발언 여파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김건희 여사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며 "그런 김 여사의 감정이 지금 일부 친윤 인사들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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