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냐 술수냐” 김호중 권모‘술’수…누리꾼 티격태격[스경X이슈]

김희원 기자 2024. 6. 1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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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협의를 받고 있는 수 김호중씨가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4.05.24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김호중이 구속 기소된 가운데,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김호중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음주운전을 시인한 김호중의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됐다.

김호중의 죄질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리적으로 보자면 김호중의 구속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피해자와 합의를 한데다, 사고 17시간 뒤 음주 측정이 이뤄져 음주 기록이 남지 않아 검찰이 음주 운전을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위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5.24 사진공동취재단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이진호’의 이진호는 “김호중씨가 구속 기소된 이후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현장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몇몇 누리꾼들은 “유명인으로서 마녀사냥도 있는 것 같다” “법의 잣대가 연예인에게만 추상적이다” “김호중만 너무 몰아가는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김호중의 구속기소 결정 과정은 당연했고, 음주운전이 빠진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사범죄조장” “음주운전하면 도망다니고 은폐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제 음주사고 나면 무조건 근처 편의점 들어가서 술부터 마시겠네”라며 법의 허점을 비판했다.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경찰이 ‘위드마크 공식’(시간이 많이 경과됐을 경우,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기법)을 활용해 0.031% 추정하긴 했으나, 김호중이 도주 후 편의점에서 추가로 술을 사 마셨기 때문에 음주 수치를 특정할 수 없고, 법정에서 입증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이창명·권상우. 연합뉴스



김호중의 사례로 인해 교통사고 후 현장을 이탈했던 코미디언 이창명과 배우 권상우의 사고가 누리꾼 사이에서 또 다시 소환됐다. 이창명은 지난 2016년 4월 서울 여의도 부근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권상우도 지난 2010년 6월 서울 강남구에서 불법 좌회전을 하던 중 경찰에 적발되자, 차량 두 대와 건물 시설물을 들이받고 자리를 벗어났다. 권상우는 경찰 조사에서 “경찰차가 쫓아와 당황해서 도망쳤다”고 해명했고,검찰은 권상우의 음주운전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 채 도로교통법 위반혐의(사고 미조치)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해당 사건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르자 이창명은 지난달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통사고 당시) 가슴 압박의 고통 때문에 부득이 차를 놔두고 바로 옆에 있는 성모병원 응급실로 가 당장 치료부터 받았다”며 김호중 사건과는 “명확히 다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여전히 세 사람을 한 데 묶어 ‘음주운전 법망을 피해간 인물’이라며 비난 화살을 퍼붓고 있다.

대중은 앞선 사례와 함께 허술한 법망을 지적하며 ‘김호중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김호중사건이 음주운전 도주방지법 마련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갑·더불어민주당)은 19일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골자는 술에 취한 상태의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것이다.

일명 ‘김호중법’이 제정되어 음주 후 처벌을 면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희원 온라인기자 khil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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