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이재명 대표 연임이 대권가도에 도움 될까 의문”

최우석 2024. 6. 1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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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민주당 前 의원 인터뷰
“공적인 민주당은 당원 친목단체 아냐
‘공당 부합’ 당원 중심 정당 만들어야
당 대표 연임으로 외연 확장 쉽지 않아
민주, 민생 집중… 다수당 힘자랑 안 돼”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됐으면 승복해야 한다. 그러나 정당은 친목단체가 아니다. 어떤 게 진정한 의미의 당원 중심 정당인가에 대한 토론을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더미래연구소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안 통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 우 전 의원은 ‘공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당원주권 강화 방안이 반영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 1년 전 대표직 사퇴 조항’에 대해선 “대선 경선의 공정성과 공천권이 충돌해 하나의 가치를 훼손하는 부작용이 생긴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 자체에 대해 “진영에 묶여 외연 확장에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더미래연구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의 연임론과 당헌·당규 개정 등 당내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우 전 의원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과 선거캠프에서 8번의 대변인을, 원내대표로 당 대 당 협상을, 그리고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수습하기도 했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 이후 당의 역사를 함께했다. 25년간의 경험을 책에 담은 우 전 의원은 “후배 정치인들이 또 당원들이 민주당의 역사를 통해서 현재의 교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발간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은 우 전 의원과 일문일답.

―당헌·당규 개정안이 이견 없이 통과됐는데.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되면 따라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다만 내용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민주주의는 대표성이다.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서대문갑 국회의원을 뽑을 때는 서대문갑의 유권자와 서대문갑의 당원들이 결정하는 게 맞다. 전당원 투표는 아니다. 나는 당원 중심 정당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정당이 공당의 꼴을 갖춰야 한다. 어떻게 하면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당원과 함께 일해 나갈까. 당의 여러 가지 활동 속에서 검증된 사람들을 공직에 보내거나, 온라인 플랫폼 정당으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의 고민이 필요했다. 또 개정 과정에서 김영진 의원이 이 대표에 정말 소중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친명계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 이 대표가 민주적인 지도자라고 보이는 데 도움이 됐다.”

―일극체제하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나.

“당 리더십이 워낙 약했을 때를 경험해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해진 것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원내대표는 자기 역할을 잘하면 된다.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하되, 당대표와 최고위원들과도 상의하고 최종적으로 자율성을 가지면 된다. 지도부 안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다만 원내대표 구도가 한쪽으로 정리된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대표 입장에서 협조가 잘될 사람과 호흡을 맞췄으면 좋겠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은 의원들이 해야 한다. 당원들에게 원내대표 투표권을 주자면서 구도를 정리하면 당원들이 참여할 수 없다. 모순된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이낙연 전 대표, 이재명 대표까지 연임을 반대했다.

“대선을 앞두고 당대표를 맡으면 공정성 시비가 붙는다. 아무리 선하더라도 대권에 도전하다 보면 당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1년 전에는 사퇴함으로써 공정성을 담보하자는 거다. 대선 경선 공정성과 공천권의 조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하나의 가치를 훼손했다. 그러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현문우답’이 되어 버렸다. 당대표 연임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임을 하는 것이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이 될까 이 판단을 해야 한다. 현재로썬 이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데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다. 대통령이 되려면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데 당대표를 맡은 상태에서는 쉽지 않다. 오히려 진영에 묶일 것 같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다. 해결책이 있다면.

“국민은 총선에서 윤석열정부의 오만과 무능을 심판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다수당이 힘자랑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 오만해 보이면 안 된다. 더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 국회를 열어야 민생을 챙길 수 있다고 국민께 호소해야 한다. 윤석열의 대파를 공격했던 민주당은 민생 문제에 무슨 대안을 갖고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또 다음 대선을 준비하면서 과거 부동산 실패 경험을 토대로 부동산 종합정책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아 그 재정을 충실하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두 번째는 진보 의제의 재정비다. 담론이 없는 세력은 의미가 없다. 계파화된다. 후배 정치인들이 목표를 가지고 정치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일들을 해놓고 광역단체장 도전 등 우상호의 거취를 결정해 봐야겠다고 보고 있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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