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실종 1시간 전…"사단장 엄청 화냈대" 추가 통화 녹취
사건 회수 이후 혐의자에서 빠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부하들의 과도한 의욕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임 전 사단장이 당일 현장 지휘관들에게 크게 화를 냈다는 대화가 담긴 통화 녹취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이 통화 이후 약 1시간 뒤 채 상병은 급류에 휩쓸렸습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린 건 지난해 7월 19일 오전 9시쯤입니다.
그보다 1시간 여 앞선 오전 7시 20분, 채 상병이 소속된 포7대대장과 선임대대장인 포11대대장의 통화 내용입니다.
[이모 중령(포7대대장)-최모 중령(포11대대장) : 어제(18일) 사단장님이 포3대대 지역 가셔서 엄청 화를 많이 냈대. (실종자) 발견 가능성을 염두에 둬서 부대가 운용돼야 하는데 7여단장도 설명을 안 해준 거야.]
사고 전날인 지난해 7월 18일 아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포3대대 9중대를 갑자기 방문해 9중대장의 브리핑을 중단시키고 화를 냈다는 내용을 전한 겁니다.
뭐라고 화를 냈는지 구체적인 내용도 언급됐습니다.
[이모 중령(포7대대장)-최모 중령(포11대대장) : (포병)대대장들이 네 말 안 듣냐? 이런 식으로 7여단장에게 (사단장이) 얘기를 막 했었대. 네가 만약에 사단장님 조우하면 3대대하고 7대대가 간방교 인근에 병력을 집중 투입해서 수변일대를 확인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되는 모습이 될 수 있도록 해주라고.]
임 전 사단장은 그동안 복장이 불량하다는 등의 단순 조언만 했을 뿐 부하들이 작전 지침을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장간부들에게 실종자 수색을 강조하는 등 직접 상황을 챙기고 있었던 정황이 확인 된 겁니다.
폭우로 위험한 상황임에도 임 전 사단장의 의사 때문에 수색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통화 녹취도 공개된 바 있습니다.
[박모 대령(해병 7여단장)-최모 중령(포11대대장) : 정식으로 철수 지시는 상황이 좀 애매해. 사단장님께 몇 번 건의 드렸는데, 첫날부터 알잖아… 강인하게 해야지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첫날부터 사기 떨어져서 그러면 안 된다…]
임 전 사단장은 모레(21일) 법사위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 출석합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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