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예술의 만남···"비용 부담없이 공연·전시 맘껏 즐겨요"

최수문기자 기자 2024. 6. 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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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청년 문화예술패스' 3개월만에 10만명 발급
19세 대상 연간 15만원 지원
영화·대중음악 집중 문화 패턴
연극·무용 등 순수예술로 확대
사회초년생 문화 형성에 일조
국내 예술시장 부양효과 기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창작 가무극 ‘천 개의 파랑’ 출연진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청년 문화예술패스’로 공연·전시를 보고 작성한 후기 이벤트 당첨자 10명이 이날 초대돼 공연을 관람 했다. 사진 제공=문체부
[서울경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에 빠졌던 문화예술 시장이 여전히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청년’과 ‘순수예술’이라는 정부의 양대 문화예술 키워드를 접목한 ‘청년 문화예술패스’가 주목받고 있다. 청년에만 집중한 첫 문화예술 정부 정책으로 평가되는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우리 청년들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보장하는 것과 함께 국내 예술시장을 부양하는 쌍끌이 효과를 통해 우리나라를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게 하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청년 문화예술패스’ 사업을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첫 시행 이후 지난 18일 현재 누적 발급량은 총 10만 4149매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예산 책정된 발급 가능매수 16만 매 가운데 65.1%이다.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2005년생 19세 청년에게 연극, 뮤지컬, 클래식·오페라, 발레·무용, 국악, 전시 등 순수예술 분야 공연·전시 관람에 사용할 수 있게 1인당 연간 최대 15만 원 규모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청년 문화예술패스로 공연·전시를 관람하고 작성한 관람 후기를 추첨해 추가 공연 관람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문예위는 “문화예술 관람을 지원해 청년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품격 있는 문화시민이자 적극적인 문화소비 주체로 성장을 견인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 처음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내놓은 것은 문화예술 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3년 국민문화예술 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예술 행사 관람률은 58.6%에 그쳤다. 국민 2명 가운데 1명만 문화예술 행사장을 찾았다는 의미다. 앞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81.8%에서 23%포인트 이상 빠진 것이다. 2021년(33.6%) 저점에서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은 부진한 상황이다.

문화예술 분야별로 영화(52.4%)나 대중음악·연예(11.0%)는 비교적 높았던 반면 순수예술인 미술전시(7.3%), 뮤지컬(5.5%), 클래식 등 서양음악(1.9%), 무용(0.5%) 등은 대부분 낮았다. 관람 횟수를 보면 전체 평균 2019년 6.3회에서 2023년 2.5회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반면 관람 대상자만을 따로 하면 같은 기간 21.9회에서 20.1회로 거의 비슷하다. 유경험자가 또 경험한다는 의미다.

청년 문화예술패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특정 시기의 청년과 함께 문화 가운데 순수예술에 집중한 덕분이다. 나이 19세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성인 진입기로 본격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시작하는 시기다. 특히 이 시기 취향 형성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 반면 사회 생활 초기 생활비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순수예술에까지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지원 대상을 순수예술로 제한한 것은 순수예술이 모든 문화 콘텐츠의 기본이라는 이유에서다. 영화·대중음악 등 특정 부문에만 집중된 문화 소비에서 벗어나 순수예술 접촉을 늘리는 방식으로 문화의 균형적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글로벌 문화중추국가 기반인 K컬처의 뿌리는 순수예술”이라며 “국립예술단체에서 1년 정도 단위로 교육·협업하는 ‘청년 교육단원’과 함께 이번 19세 청년들이 순수예술을 접할 수 있는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현 정부의 두 가지 새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창작 가무극 ‘천 개의 파랑’ 공연을 특별 관람한 청년들은 “보고 싶은 공연은 많았지만 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웠는데 ‘청년 문화예술패스’ 덕분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러 작품을 관람하면서 생각도 깊어졌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정부의 기존 정책이 문화 창작자에 대한 지원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방식의 공급자 위주였다면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문화 소비를 늘리는 수요자 위주의 문화강국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선진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은 이미 비슷한 청년문화패스를 통해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지원 예산 확충이다. 국내 19세 청년이 43만 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적용 대상인 16만 명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문화계에서는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구성과 홍보 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년 문화예술패스 정책 작업에 참여하기도 한 손동기 정책연구소 ‘함께살기’ 연구위원은 “문화예술패스에 대한 청년들의 호응이 좋은 상황이다. 정부가 2~3년 이상 꾸준히 시행하고 홍보도 늘린다면 제도가 안착 될 것”이라며 “청년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마중물로 인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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