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매수 의혹]③ 검찰청서 딸 만난 안부수 회장, 상봉 직후 쌍방울이 주택 제공

박종화 2024. 6. 19. 18: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 요약

① 수원지검에서 수시로 딸 만난 안부수 아태협 회장...부녀 상봉 직후 쌍방울이 오피스텔 제공

② 안부수 딸의 카카오톡에 "수원지검 갔더니 김성태와 쌍방울 임원들이 아빠와 함께 있었다" 

③ 쌍방울 임원 A씨 "수원지검서 쌍방울 임원들 모두 모일 때 안부수와 그의 딸도 함께였다" 

④ 불법적인 '면회 편의' 제공하며 검찰이 '진술 짜맞추기' 주도한 정황...해명 요청엔 '묵묵부답' 

뉴스타파는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증인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쌍방울 측으로부터 주택을 제공받은 뒤 기존의 진술을 뒤집은 이른바 '증인 매수' 의혹을 보도했다. 쌍방울 임원 A씨는 뉴스타파에 "지난해 초에 윗선의 지시를 받고 회삿돈으로 서울 송파구 소재 오피스텔을 구해줬다"고 실토했다. 취재진은 문제의 오피스텔에서 안 회장의 딸이 실제로 거주 중인 사실도 파악했다. 의혹 수준을 넘어, 복수의 근거를 가진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뉴스타파는 '증인 매수' 의혹을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증거를 입수했다. 여기에는 검찰청에서 진술을 짜맞추는 이른바 '진술 세미나'가 열렸을 때, 안부수 회장과 그의 딸도 함께 있었던 정황이 자세히 담겼다. 구치소가 아닌 검찰청에서 부녀가 수시로 면회를 한 셈이다. 특히 안 회장의 딸이 부친의 측근 B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진술 세미나 당일 어떤 말이 오갔는지도 적혀 있었다. 

안부수 회장의 딸과 측근 B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중. 2023년 3월 18일에 오간 대화다. 원자료에 있던 오타는 수정하지 않았고, 괄호 안 내용은 편집자가 추가했다.   

검찰청 '진술 세미나' 3대 증거 ①쌍방울 임원 증언 ②안부수 측근 폭로 ③카카오톡 

앞서 뉴스타파는 쌍방울 임원 A씨가 대북 송금 사건의 참고인 자격으로 수원지검을 오가며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폭로한 내용을 보도했다. 안부수 회장의 최측근인 B씨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털어놓은 사건의 내막도 A씨 증언과 일치했다. 이에 더해 오늘은 안부수 회장의 딸 C씨와 측근 B씨가 소통하며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다. 

2023년 3월 18일 딸 C씨는 수원지검으로 가는 도중에 B씨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아빠를 만나러 수원지검으로 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로부터 약 4시간 후 딸 C씨는 다시 B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수원지검에서 아버지를 만났고 ▲아버지 건강이 안 좋아서 체중이 13킬로나 빠졌으며 ▲쌍방울 김성태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아버지와 함께 모여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쌍방울 임원들의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임원 A씨에게 위의 카카오톡 속 내용이 사실인지 물었다. A씨는 당시 "검찰청에서 쌍방울 임원들이 모두 모였을 때, 안부수 회장과 따님도 같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자신이 직접 안 회장의 딸과 소통하며 서울 송파구 소재 오피스텔을 구해줬다고도 실토했다. 검찰청에 안 회장의 딸이 수시로 드나들며 아버지를 만났고, 이 과정에서 '주택 제공' 논의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 7일, 대북 송금 재판부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과 벌금 2억 5천만 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판결의 주된 근거는 김성태 회장, 방용철 부회장(쌍방울), 안부수 회장 등 3인방의 일치된 법정 증언이었다. 하지만 쌍방울이 안부수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말을 맞춘 것이라면 대북 송금 관련 수사와 재판의 결과는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김성태 회장의 검찰청 '정치질'...교차로 확인되는 '진술 짜맞추기' 세미나 

안부수의 측근 B씨는 쌍방울 임원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김성태 회장이 검찰에서 정치질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쌍방울 소속 공범들과 변호사, 검사까지 모두 모인 가운데 김성태 회장이 대화를 주도하면서 각자에게 뭔가를 지시했다는 얘기다. 

○ 안부수 측근 B : 그러는 과정에서 ㅇㅇㅇ(쌍방울 임원 A씨)하고 얘기를 전화를 하면서 안부 전화하고 약간 그렇게 지내면서 “어떻게 지냈어요? 어떻게 지내세요?” 그러면 “일주일에 몇 번씩 수원(지검) 내려가고 정신이 없다” “왜 가세요?” 그러면 “김성태가 검사하고 직원들하고 다 불러놓고 거기 안에서도 정치질 하고 있어요.”

● 기자 : 정치질 하고 있어요. 그런 표현을 썼나요?

○ 안부수 측근 B : “거기서도 정치질하고 있어요. 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래도 돼요?” 그러면 “당연히 안 되죠”

● 기자 : 회사에 관한 정치질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 안부수 측근 B : 검사도 불러놓고 변호사도 불러놓고 직원들도 다 불러놓고 ‘이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그 안에서도 정치질 하고 있다...
- 안부수 측근 B씨와 기자의 인터뷰 내용 중

측근 B씨의 증언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딸 C씨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구치소가 아닌 수원지검으로 간 것은 김성태 회장이 체포된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그전까지는 아버지를 만나러 검찰이 아닌 구치소로 가고 있다는 발언이 카카오톡에서 확인되기 때문이다. 딸 C씨는 쌍방울의 임원들과 연락하면서 만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작성된 카톡 메시지는 신뢰도가 높은 물증이라고 볼 수 있다. 

안부수 딸 "검사가 불러서 갔고 아버지만 만났다"...수원지검 공보관은 '연락 두절' 

뉴스타파는 딸 C씨를 만나 어떻게 검찰청에서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는지 물었다. 이에 C씨는 "검사가 불러서 갔고, 아버지만 살짝 보고 왔다"면서 "쌍방울 임원들을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딸 C씨는 대북 송금 사건의 직접적인 관계자가 아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검찰 수사기록에도 C씨에 대한 조사 기록은 없었다. 측근 B씨에 따르면 딸 C씨는 거의 매주 수원지검으로 가서 아버지를 만났다. 구치소가 아닌 검찰청 면회는 엄연한 불법이다. 

검찰이 핵심 증인 안부수에게 검찰청에서 딸을 만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고, 쌍방울 측과도 만나 모종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뉴스타파는 해명과 반론을 듣고자 수원지검 공보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Copyright © 뉴스타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