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연수가 '걸리버 여행기'를 한국 버전으로 다시 쓴 까닭은

손효숙 2024. 6. 19. 18: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 '2024 서울국제도서전(SIBF)'이 돌아왔다.

66회째를 맞은 올해 도서전의 주제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여행기'(1726)에 등장하는 '후이늠(Houyhnhnm)'이다.

올해 초 서울국제도서전으로부터 집필 제안을 받은 김 작가는 걸리버 여행기 3부(라퓨타)와 4부(후이늠)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2024년 판 걸리버여행기를 썼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30일 서울국제도서전...주제는 '후이늠' 
'걸리버 여행기' 속 완벽한 세상 
"책 읽는 사람들과 시대의 고민 나누고자"
부커상 수상한 오만 작가 조카 알하르티, 
'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강연 예정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 기자간담회'에서 주일우(왼쪽) 서울국제도서전 대표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김연수(오른쪽) 소설가는 주제 도서인 '걸리버 유람기'를 도서전 기간 처음으로 공개한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 '2024 서울국제도서전(SIBF)'이 돌아왔다. 66회째를 맞은 올해 도서전의 주제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여행기'(1726)에 등장하는 '후이늠(Houyhnhnm)'이다.

'후이늠'은 '걸리버 여행기' 4부에 등장하는 나라다. 거짓말, 불신, 전쟁 같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세상으로 묘사되는데, 이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탐구하고 통찰해 볼 수 있는 강연과 전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19일 "18세기의 조너선 스위프트가 이상적인 존재가 사는 나라를 통해 인간 사회의 해법을 고민한 것에 착안해 독자들과 함께 우리 시대 고민에 대한 해법을 나누고 싶었다"고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닷새간 프로그램 450개... '가장 큰 책 축제'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도서전은 오는 26일 개막해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해외에서 18개국 112개 출판사가, 국내에선 350개 출판사가 참여해 전시, 부대행사, 강연, 세미나, 현장 이벤트 등 450여 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6일에는 걸리버 여행기를 김연수 작가의 입말로 다시 쓰고 강혜숙 작가의 그림을 더해 새롭게 해석한 주제 도서 '걸리버 유람기'를 처음 선보인다. 올해 초 서울국제도서전으로부터 집필 제안을 받은 김 작가는 걸리버 여행기 3부(라퓨타)와 4부(후이늠)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2024년 판 걸리버여행기를 썼다.

김 작가는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을 그대로 옮긴 것이기보다 한국의 시점에서 '다시 쓴' 작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원작에선 걸리버가 일본 나가사키에서 상선을 타고 네덜란드로 귀환하는데 배가 지나가는 바다의 이름이 '한국해'(Sea of Corea)라 표기된 판본이 있다. 이곳을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이 활빈당 무리를 이끌고 떠난 율도국이 있는 곳으로 상상했다. 홍길동이 꿈꾼 이상사회가 걸리버 여행기의 마지막을 바꿀 수 있겠단 생각으로 작품을 썼다.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후이늠이란 무엇인가...자유롭게 표현하는 체험존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국제도서전. 연합뉴스

27일에는 산문집 'H마트에서 울다'의 저자 미셸 자우너(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리드보컬)가 참여하는 '기억으로 이어지는 레시피' 강연이 열린다. 팔레스타인 분쟁 연구자 정환빈, 김민관 기자, 평화갈등연구소 정주진 소장이 ‘평화의 화살표는 어디로 향하는가’를 주제로 인간의 폭력성과 갈등을 살펴보고 평화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29일에는 '사라져가는 아름다움, 생태적 감수성'을 주제로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강연한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2019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오만의 소설가 조카 알하르티와 소설가 은희경, 문학평론가 허희의 북토크를 선보인다.

주제 전시 '후이늠 Houyhnhnm'에서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된 400권의 도서 큐레이션을 통해 저마다의 이상적 장소를 사유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소개된다. 관람객이 생각하는 후이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직접 글과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체험존도 전시 공간에 구성될 예정이다.

도서전 포스터엔 300년간 지도를 그리기 위해 길을 찾아 헤맨 걸리버를 형상화한 사람과 법적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인 제돌이(2013년 제주 바다에 방사된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을 담았다.

서울국제도서전 포스터.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