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범국가적 총력 대응"

윤나라 기자 2024. 6.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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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갈수록 심화하는 저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경기도 판교 HD현대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오늘부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선언한다"며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그날까지 범국가적 총력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년간 280조에 이르는 예산을 썼음에도 출산율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제 국가 총력전을 벌여서 암울한 미래를 희망차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신설 방침을 밝힌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의 명칭을 '인구전략기획부'로 정하고,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아 저출생·고령사회·이민정책을 포함한 중장기 인구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과거 경제기획원처럼 인구전략기획부에 저출생 예산에 대한 사전심의권 및 지자체 사업에 대한 사전협의권을 부여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실에도 저출생 대응 수석실을 설치해 직접 챙기겠다며 "이러한 총력 대응 체계와 함께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고 만족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의 저출생 정책을 재평가하고 해외의 성공, 실패 사례까지 조사했다며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핵심 분야로 제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일·가정 양립과 관련해 "기업규모,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누구나 일을 하면서 필요한 시기에 출산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6.8%인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임기 내 50% 수준으로 높이고 육아휴직 급여도 첫 3개월은 월 25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남성의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고,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이 가능한 자녀 연령을 8세에서 12세로 상향하는 한편, 2주씩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또 사업주에게 육아휴직 근로자 대체인력 지원금으로 월 120만 원을 지급하고, 전국 13개 고용센터에 일·육아 동행 플래너를 신설해 출산·육아·휴가 지원 제도를 맞춤형으로 안내하겠다고 했습니다.

양육 정책으로는 "국가가 양육을 책임지는 퍼블릭 케어로 전환해 임기 내 0세부터 11세까지 국가 책임주의를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임기 내 3세부터 5세까지 아이에 대한 무상 교육·돌봄을 실현하고,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년의 아이들이 원하는 늘봄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입양 체계를 전면 개편해 새로운 가정에 안전하고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입양이 어려운 아이를 위해 가정 위탁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특히 출산 가구의 주거 문제를 위한 해법으로는 "원하는 주택을 우선 분양 받을 수 있게 하고 결혼 전 당첨 이력을 배제해 추가 청약 기회를 확대하고, 신생아 특별공급 비율도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어 "신혼부부에게 저리로 주택 매입과 전세 자금을 대출하고 출산할 때마다 추가 우대금리도 확대 적용하겠다"며 "예식·예복과 같은 다양한 결혼 비용에 대해 추가 세액 공제를 도입해 청년들의 결혼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는 수도권 집중, 높은 불안과 경쟁 압력 등 사회 구조적,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3대 핵심 분야에만 집중한다고 해결될 수 없는 난제"라며 "지역균형발전정책과 고용, 연금, 교육, 의료 개혁을 포함한 구조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긴 호흡으로 저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결국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며 인구전략기획부가 조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는 맞벌이 워킹맘, 다둥이 아빠, 청년, 학부모, 기업 대표 등 다양한 정책수요자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촉직 민간위원 등이 발언자로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토론에서 일·가정 양립 활성화, 돌봄 및 주거 부담 완화, 구조개혁 및 사회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본인들이 겪은 어려움을 소개했습니다.

30대 워킹맘은 육아휴직 복직 후 불이익을 느껴 이직을 결정했다고 했고, 대구지역 중소기업 대표는 업무 공백을 메워 줄 인력을 찾기 힘들다며 숙련도가 보장되는 대체인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사회가 복지 측면에서 발전하고 살기 좋아지고 있지만, 출생률은 오르지 않는다"며 "결국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에 있어 경제적 부담이 안 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부에서는 자녀가 부채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양립, 양육, 주거와 함께 삶의 가치관, 인식의 전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인 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오늘 회의에는 정부에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했고,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김정재 저출생대응특위 위원장 등이 자리했습니다.

윤나라 기자 invictu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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