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열기, 전력 인프라·소재株로 번졌다

이현일/김리안 2024. 6. 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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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의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등 '픽 앤드 셔블(삽과 곡괭이)' 종목들이 수혜주로 지목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증권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AI 붐의 수혜가 예상되는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장비·건설 기업과 에너지, 소재 기업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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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삽과 곡괭이' 종목 주목
전력난 우려에 원전 부품사 수혜
커티스라이트 주가 올 25% 상승
데이터센터 장비·건설주도 인기
버티브홀딩스 주가 109% 올라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증시의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등 ‘픽 앤드 셔블(삽과 곡괭이)’ 종목들이 수혜주로 지목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1800년대 중반 골드러시 당시 금을 캐 부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고 금광 개발에 필요한 삽과 곡괭이를 판 상인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데 주목한 투자 전략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서면서 관련 기자재 업체들이 각광받고 있다. AI 서버들이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 원전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커티스라이트, 원전 부활 수혜


18일(현지시간) 증권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AI 붐의 수혜가 예상되는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장비·건설 기업과 에너지, 소재 기업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S&P500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등 인프라) 부문 종목들은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S&P500 유틸리티지수 상승 폭(8.35%)은 S&P500 전체(15.69%)와 정보기술(IT)지수 상승률(31.53%)보다 낮은 수준이다. 나디아 노벨 UBS 전략가는 “AI 관련 투자가 한두 개 주식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확대되는 추세”라며 “반도체가 기본이지만,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종목은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급 문제가 부각되면서 엔지니어링 기업 커티스라이트 주가는 올 들어 25.29% 급등한 278.6달러로 이날 마감했다. 이 회사는 원자로 냉각 펌프 등 원전의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AI의 대규모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 확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탄소중립 목표 때문에 향후 10년 동안 유럽에서만 신규 원전 20~25기 건설이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커티스라이트 목표 주가를 33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원전 수명 연장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이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의 원자로 110여 기를 비롯해 한국 원전에도 장비를 납품한다. 커티스라이트 관계자는 “원전 현대화로 미국에서만 2050년까지 70억달러 규모의 발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설비 기업 주가 급등

데이터센터 건립에 직접 참여하는 장비 및 관련 기자재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장비와 냉각장치를 제조·공급하는 버티브홀딩스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108.9% 상승했다. 올 1분기 신규 주문이 전년 동기보다 60% 늘어난 덕분이다. 버티브의 수랭식(장치를 물로 냉각) 온도 제어장치가 공랭식에 비해 AI 서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업용 건물 전력관리시스템 기업 존슨컨트롤스도 연초 대비 21.06% 올랐다. 데이터센터 내부 공간의 효율적인 냉각을 위해선 스마트 빌딩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튼코퍼레이션 주가도 올 들어 37.12% 상승했다. 미국 최대 전력관리기업인 이튼은 변압기, 스위치 기어, 배선장치 등 다양한 전기 관련 기자재를 생산한다. AI 붐과 더불어 조 바이든 정부가 전력망 업그레이드 사업을 추진하면서 혜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기존 송전선을 개선할 경우 환경영향평가 부담을 낮추고, 인플레이션 억제법(IRA) 지원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다만 화력발전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됐던 천연가스 부문 체사피크에너지와 EQT 주가는 올해 변동률이 각각 9.04%와 -1.85%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천연가스 소비국의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쌓여 가스 가격 약세가 예측되는 탓으로 분석된다.

이현일/김리안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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