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애플·MS 팔아 `AI황제株` 엔비디아 산다

신하연 2024. 6. 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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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 급등하며 시총 1위 등극
TSMC·브로드컴·AMD 등
AI 반도체 업종 중심 랠리 지속
[연합뉴스 제공]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하는 등 인공지능(AI) 열풍이 이어지면서 빅테크 내에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학개미들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를 팔아치우고 엔비디아와 '엔비디아 수혜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최근 한 달(5월 19일~6월18일) 개인투자자는 미국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7억1773만달러(약 99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TSMC(7609만달러), 브로드컴(6012만달러), 델테크놀로지스(5905만달러), AMD(1733만달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1437만달러) 등 순매수 상위 종목에 AI 반도체 관련주가 포진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도 엔비디아 수익률의 1.5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GRANITESHARES 1.5X LONG NVDA DAILY'에 3484만달러가 몰렸다.

같은 기간 애플(-3494만달러), 테슬라(-3329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25만달러) 등 전통 빅테크 종목은 순매도 전환한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기술주 랠리가 빅테크 전반이 아닌 일부 AI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반도체 업체로, 엔비디아와 함께 AI 열풍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올 들어 76.98% 급등했다.

'제2의 엔비디아'로 급부상한 브로드컴도 연초 이후 66% 이상 올랐다. 델테크놀로지스(99.43%), AMD(11.58%), 마이크로스트래티지(114.47%) 역시 같은 기간 나스닥(20.97%)을 훌쩍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 대비 3.56% 급등하며 135.6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3334억달러(약 4146조원)로, 마이크로소프트(3조3173억달러)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등극했다.

S&P 글로벌이 IT 섹터 지수 정기변경을 앞두고 있는 점도 단기적으로 엔비디아 상승 랠리를 자극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S&P 글로벌은 지난 14일 종가를 기준으로 지수 구성비중을 산출, 오는 21일까지의 주가변동을 반영해 섹터지수의 리밸런싱을 실시하는데 시총 순위 변동에 따라 패시브 자금의 대규모 매도·매수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해당 지수 내 단일 종목 비중은 23%을 상한으로 제한되며, 이 중 비중 4.8%를 초과하는 종목들의 비중은 합산해서 50%를 넘을 수 없다. IT 섹터 지수 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애플 3종목의 합산 비중이 50% 초과하는 점을 감안하면 유동 시총 3위 종목부터 비중이 4.5%로 제한되는 구조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섹터 지수를 추종하는 Technology Select Sector SPDR Fund(XLK)에서 애플과 엔비디아에 대한 큰 폭의 리밸런싱 수요가 발생할 예정"이라며 "애플의 비중은 현재 22.0%에서 4.5%로, 엔비디아 비중은 6.0%에서 약 21%로 역전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애플에는 124억달러(약 17조원)의 패시브 매도 수요가, 엔비디아에는 107억달러(14조8000억원) 매수 수요가 발생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엔비디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를 최대 비중으로 담고 있는 단일종목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의 순자산 총액은 한 달 새 1090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35% 증가했다.

이 외에도 AI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하는 ETF 종목의 순자산총액이 일제히 큰 폭으로 성장했다. 'ACE 미국빅테크TOP7 Plus'(47.2%),'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36.8%),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24.8%), 'TIGER 글로벌AI액티브'(21.5%), 'ACE AI반도체포커스'(17.8%), 'KOSEF 글로벌AI반도체'(7.9%) 등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은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소수 IT 주식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쏠림 현상은 랠리를 방해하거나 중단시키는 요인은 아니"라면서 "IT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은 연내 해소되지 않을 것이며 그 중심에 엔비디아가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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