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혼 항소심, 중대한 판결 변경 가능성 있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 정재민 변호사
"중요 부분 오류…경정대상 아니야"
"재산분할 영향 없다는 것 납득 안돼"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을 경정했지만 최종 재산분할비율은 변함 없다고 밝힌 가운데, 중대한 판결내용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의 해석이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소송·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구지법 가정법원 판사로 재직한 정재민 법무법인 '예문정' 대표 변호사(사법연수원 32기)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판결경정은 판결의 실질적 내용이 변하지 않는 범위에서 누가봐도 명백한 '사소한' 누락·오기·계산착오를 바로 잡는 것"이라며 "이것은 경정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대한텔레콤 가치가 처음 8원에서 100원 아닌 1000원이란 것은 선대회장의 기여도가 12.5배에서 125배로 10배 뛴 것"이라면서 "그만큼 최태원 회장 기여도는 낮아지고, 그에 기해 노관장의 기여도도 낮아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재의 SK그룹 주식 가치가 형성되는 데 최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최 회장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나눠가질 재산 비율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중간단계 사실관계 계산오류로서 경정대상이고, 최종 재산분할비율(65:35)에 영향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결경정 요지지만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대한 오류가 있는데도 재산분할비율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 최 회장 사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설명자료를 내고 "최 회장 명의 재산 형성에 공동 기여한 선대 최종현 회장과 최 회장으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해 '중간단계'의 사실에 관해 발생한 계산 오류를 수정한 것"이라면서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시점인 2024년 4월 16일(항소심 변론종결 시점) 기준 SK주식 가격인 16만원이나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구체적 재산분할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1994년 11월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주당 8원,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 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자 같은 날 판결문을 경정해 1998년 5월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수정했다.

최 회장은 이에 따라 선대회장과 자신의 SK그룹 주식가치 상승 기여도를 각각 125배 대 35.6배로 수정돼야 하고, 결론적으로 1조 3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 판결도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상고를 예고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