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터 소리 듣고 1초만에 불량품 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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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창원공장 시범적용

“불량입니다. OO 부품에 문제가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경남 창원공장에 깔린 컨베이어벨트에 모터 제어 파워스티어링(MDPS) 완성품이 줄줄이 나오자 바로 옆에 있는 로봇 팔이 1초 만에 불량 여부를 파악해 화면에 띄운다. 이 회사가 최근 창원공장에 설치한 어쿠스틱 인공지능(AI) 시스템(사진)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년간 현장 엔지니어와 AI 인력들이 데이터를 분석해 만든 AI 알고리즘을 창원공장에 시범 적용했다고 19일 밝혔다. 글로벌 제조기업이 소리 알고리즘 방식의 AI를 생산 현장에 적용한 건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어쿠스틱 AI는 특정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고 판단을 내리는 알고리즘이다. 언어 기반의 생성형 AI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어쿠스틱 AI는 스마트팩토리에 적합한 기술이다.

현대모비스가 어쿠스틱AI를 MDPS에 먼저 적용한 건 모터가 회전할 때 소리가 나고, 생산량(연 130만 대)도 많은 만큼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모터 회전 소리는 물결 모양의 파형을 그리는데, 파형이 튀거나 높낮이가 불규칙하면 어쿠스틱 AI가 불량으로 판단한다. 해당 파형을 분석해 불량 원인도 찾아낸다. AI를 적용하기 전엔 기준치를 밑도는 불량 의심 제품을 자동화 시스템이 1차로 걸러낸 뒤 전문인력이 재판별했다.

현대모비스는 창원공장을 시작으로 어쿠스틱 AI 검사 시스템을 다른 부품 공정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제동장치 등 필연적으로 소음이 발생하는 부품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최낙현 현대모비스 DT(디지털전환)추진실장은 “생산은 물론 연구개발과 업무환경 개선에 적용할 수 있는 AI 활용 신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