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영국도 8월 금리인하 '청신호'

물가상승률 목표치 2% 도달
"최악의 인플레 지났다" 평가
선거패배 유력한 보수당 반색

영국 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목표치 2%에 도달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총선 패배가 유력해졌던 보수당이 반전을 기대하는 계기가 됐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로존보다 먼저 영국이 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하면서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됐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2% 상승률은 202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영국의 5월 CPI 상승률 2%는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며, 4월 2.3%에서 더 낮아진 수치다.

FT는 다만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은 5.7%로 지난달 5.9% 대비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경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로이터의 설문에서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5.5%였다.

토마스 윌라덱 티로프라이스 이코노미스트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에 도달했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아직 승리한 것은 아니다"며 "서비스 부문은 아직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영란은행이 20일 금리를 5.35%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서비스 가격 동향에 따라 8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을 앞둔 영국 정치권에서는 리시 수낵 총리가 CPI 수치를 경제가 안정화됐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더타임스는 "이번 물가 하락은 영국이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지났으며 몇 달간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전했다. 영란은행은 총선 영향에 대한 우려로 20일 깜짝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더라도 앤드루 베일리 총재 등 통화정책위원이 배경을 설명하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야당인 노동당은 "보수당 집권 14년 동안 경제 혼란으로 노동자들의 삶이 나빠졌다"며 "이번 선거는 노동당의 안정이냐, 높은 모기지를 만든 보수당의 추가 5년 혼란이냐에 대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총선은 다음달 4일 열린다.

이달 초 유럽과 캐나다 중앙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앞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진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