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우자"… 그들만의 의기투합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2024. 6.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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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관계를 '준(準)동맹'으로 격상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러시아는 수십 년간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적, 제국주의적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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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신냉전 본격화된 동북아 정세
美에 날세우며 전방위적 협력
산책 밀담선 내밀한 협의 진행
내심 불편한 中, 짤막한 보도
금수산 영빈관서 북·러 정상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을 대표로 하는 북·러 대표단이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관계를 '준(準)동맹'으로 격상했다. 두 사람의 만남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반미(反美) 연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국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 갈등으로 신냉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과 서방에 날을 세우며 전방위적 협력 강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을 한목소리로 비난하며 서로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문서에 서명하며 옛 소련 붕괴 이후 30년 가까이 소원했던 양국 관계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러시아는 수십 년간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적, 제국주의적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지지와 성원에 감사의 뜻도 거듭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외교와 안보, 경제와 인적 교류 등이 망라된 '종합선물세트' 격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문서를 선물로 준비했다.

김 위원장도 회담에서 러시아와의 전력적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러시아의 정책 전반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러시아 정부와 군, 인민이 주권과 안보 이익,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전쟁)을 수행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다"며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껏 강화된 대러시아 협상력을 바탕으로 대외적 활로를 뚫고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중을 감추지 않았다.

회담에 이어진 '산책 밀담'에서는 북·러 정상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무기 거래와 첨단 군사 기술 이전 등에 대해 내밀한 협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우주발사체 기술이나 독자적 무역·외환 결제 시스템 문제도 논의됐을 개연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이 핵보유국 인정이나 핵잠수함 기술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답을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일단은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그러나 속으로는 북·러 간 밀착에 사실상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은 "푸틴 대통령이 19일 새벽 전용기를 통해 북한 평양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이 공항에 직접 나와 영접했다"고 보도했다. 대체로 사실만을 전달하며 논평은 자제했다.

[김성훈 기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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