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AI와 백년지대계

2024. 6.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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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확산이 무섭다.

맥킨지가 최근 전 세계 기업 임원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AI를 기업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마지막으로, 임원을 포함한 경영진은 자신들과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기술 교육을 강화해서 AI와 기술 도입이 기업 활동에 지니는 함의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고 이에 대해 구체적인 장단기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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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에 AI 활용 급증
일자리 대체 효과 있지만
늘어나는 분야도 있어
인력 재배치·재교육위해
구체적 장단기 계획 세워야

인공지능(AI)의 확산이 무섭다. 맥킨지가 최근 전 세계 기업 임원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AI를 기업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지난해 응답이었던 55%에 비해서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AI의 활용을 통해 실질적인 효익을 보고 있다는 응답자도 늘었다. 약 50%는 생성형 AI 활용을 통해 매출 상승을, 40%는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AI를 활용해 가장 큰 비용 절감 효과를 본 영역은 바로 '인력비'라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이 이미 일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현재 기업 업무의 약 30%는 가까운 미래에 AI 또는 AI를 이용한 자동화로 대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맥킨지의 분석이다. 일반적 수준의 수리, 통계, 쓰기, 분석 역량 등 기본 인지능력에 기반한 사무직 또는 고객 응대와 같은 일자리들이다. 하지만 AI로 인해 줄어드는 일자리가 있는 반면 영향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날 일자리도 있다. 주로 다음 네 가지 역량과 관련한 일자리가 이에 해당한다.

첫 번째로 기술 역량이다. 일부에서는 AI의 발달로 인간의 기술 역량조차 AI가 대체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당분간 인간이 보유한 정보기술(IT)과 프로그래밍, 고급 데이터 분석 및 수학적 역량에 대한 수요는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감성적 지능과 공감 능력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다양한 배경과 개성을 지닌 구성원들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는 조직의 리더나 조정자가 더욱 필요해진다. 충돌 없이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감 능력이다.

비판적 사고, 복잡한 문제를 구조화하는 역량, 그리고 이에 기반한 프로젝트 관리 능력 또한 AI가 쉽게 대체하기 힘든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단순 반복이 아니라 동선이 복잡한 육체노동이나 사람의 손재주와 관련한 역량이다. AI가 인간의 두뇌를 대체할 수는 있어도 손놀림 등 몸의 섬세한 움직임을 아직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AI와 로봇이 발전해도 개개인의 두상과 선호에 따라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구현하는 헤어디자이너 역할은 당분간 손재주와 감성적 지능을 지닌 인간이 수행할 수밖에 없다.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1200만명 정도의 직업 변동(Occupational transition)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전체 일자리의 약 6%에 해당한다.

기업 입장에서 이에 대비하는 몇 가지 우선순위 과제들이 있다. 가장 우선, 현재 예정되어 있는 AI 및 관련 기술 도입으로 인해 향후 업무 환경과 프로세스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이에 따라 어느 분야에서 얼마큼의 유휴인력 또는 인력 부족이 발생할지 상세하게 예측해야 한다.

두 번째로, 예측을 기반으로 현재 인력의 재교육(upskilling and reskilling)과 재배치를 계획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인력 격차가 있는 분야에서는 신규 고용 계획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임원을 포함한 경영진은 자신들과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기술 교육을 강화해서 AI와 기술 도입이 기업 활동에 지니는 함의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고 이에 대해 구체적인 장단기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AI의 확산이 기업의 발전, 나아가서는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기업 구성원과 국민들의 행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향후 인력 수급에 대한 격차를 분석하고 새로운 교육과 재교육을 통해 일자리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이러한 백년지대계 없이 시류에 휩쓸려서 기술을 도입하는 데 급급할 경우에는 되레 대량 실업이라는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유원식 맥킨지 시니어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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