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교육의 미래, IB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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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교육에서 IB(국제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IB의 공교육 도입은 매일경제신문 2016년 3월 5일자 기사에서 최초로 제안한 이후 2019년 IB 본부와 한국어화 협약 체결을 거쳐 현재 11개 시도 교육청에서 확정됐다.
무엇보다 IB 교육의 가장 큰 효과는, 시대적 역량을 기르면서도, 절반 이상 엎드려 자는 공교육 교실을 깨우고 아이들의 눈빛을 살아나게 만드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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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교육에서 IB(국제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IB의 공교육 도입은 매일경제신문 2016년 3월 5일자 기사에서 최초로 제안한 이후 2019년 IB 본부와 한국어화 협약 체결을 거쳐 현재 11개 시도 교육청에서 확정됐다.
IB는 1968년 스위스에서 유엔 주재원 자녀들이 본국 대입 준비가 어렵게 되자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대학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게 개발된 국제 공인 대입 시험과 교육 프로그램이다. IB 미션은 문화 간 이해와 존중을 통해 더 나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인재를 기르고자 한다.
즉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말자는 철학이 기본이다. 어느 교육이든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가르치지만 다른 답을 틀린 답으로 채점하는 평가 시스템에서 12년을 자라면 다른 생각과 집단을 무의식적으로 불편해한다. 그런 인식이 학교에서는 왕따와 학폭으로 이어지고, 사회에서는 극심한 진영 갈등으로 이어지며, 국가 간에는 전쟁으로 이어진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평화 유지를 위해 결성된 유엔의 영향을 받은 IB는 세계 평화에 기여할 교육을 추구하고 특정 이데올로기를 주입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런 교육철학은 IB의 평가 및 효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첫째, IB는 정해진 정답 맞히기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는 토론·논술·프로젝트 기반 평가를 공정하게 한다. 기초학력 요구는 우리 공교육과 비슷하나 상위권은 '내 생각'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말하고 쓰는가를 평가한다.
둘째, '무슨 주장을 했느냐'보다 무슨 주장이든 여러 반론을 분석해 내 논리를 얼마나 탄탄하게 제시할 수 있느냐를 평가하다 보니, 혼자 공부하기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토론하고 협동할수록 고득점에 유리하다.
셋째, 다른 생각, 다른 집단과 협업할수록 평가에 유리하다 보니 왕따, 학폭이 감소한다. 최근 방영된 MBC 다큐 '교실이데아'에서 IB 도입 후 이지메가 현격하게 감소한 일본의 사례가 소개됐다.
넷째, 상위권만 가능한 교육이 아니라 상·중·하 모두에게 가능하다. 성적이 낮다고 '내 생각'도 없는 건 아니지 않나. '내 주제'를 발굴하고 '내 관점'을 완성도 있게 제시하는 패러다임은 상위권에도 효과적이지만 중하위권은 더 큰 폭으로 성장한다는 국내외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내신 등급이 낮아 국내 대입에 실패한 공립 IB 학생이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해외 명문대에 합격하기도 했다.
다섯째, 다른 문화와 생각을 존중하는 철학 때문에 IB는 로컬을 매우 중시한다. IB는 초·중·고 모두 정해진 교과서가 없고 각 나라 교과서를 쓸 수 있다. 교과별로 자신의 실생활 관심사와 연계된 탐구보고서를 쓰다 보니 자신의 지역 이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IB 교육은 '외국 교육과정'이 아니라 우리 국가 교육과정이 기르고자 하는 역량을 더 잘 기를 수 있게 하는 방법론이다.
여섯째, 구성원의 수준보다 시스템 효과가 훨씬 크다. 우수한 교사, 우수한 학생이 더 효율적임은 우리 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낙후된 읍면 지역 공립학교에서도 역대급 성과가 실증 보고됐다. 구성원 수준 변수를 넘어서는 시스템 파워다. 무엇보다 IB 교육의 가장 큰 효과는, 시대적 역량을 기르면서도, 절반 이상 엎드려 자는 공교육 교실을 깨우고 아이들의 눈빛을 살아나게 만드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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