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째 무대응, 손흥민 보고 처리하라는 건가...7월 말 방한, 뻔히 질문 나올 거 알면서 선수들에게 책임 전가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는 인종차별 이슈만 쏙 빼놓고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의 불만은 손흥민이 진화시키길 바라는 듯한 모습일 정도다.
우루과이 출신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 문제가 거론된지 벌써 닷새 째다. 자국 방송 진행자와 나눈 사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에 퍼지면서 아시아권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인식이 깔린 것이다. 유럽 축구가 가장 경계하는 인종차별을 다름 아닌 팀 동료, 그것도 주장을 향해 내뱉어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물론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그는 "내 형제인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한다. 정말 나쁜 농담을 했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메시지를 올렸다.
발언 수위에 비해 잘못을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태도보다 농담으로 치부하며 실수한 부분에 무게를 실었다. 그마저도 지금은 사과문을 찾아볼 수 없게 게재 후 24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플랫폼을 활용했다.
'친한 사이에 나눈 사담이니 크게 신경쓰지 말라'는 식의 대응은 사실상 손흥민이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길 바라는 뉘앙스였다. 그러니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은 일파만파 커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 영국 매체 '미러' 등 유력 외신들도 일제히 이 일을 진지하게 다뤘다. "벤탄쿠르가 TV 생방송 인터뷰에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정말 끔찍한 농담이었다"고 비난했다.
토트넘의 반응에도 촉각이 쏠렸다. 손흥민은 토트넘 에이스이자 팀 주장이다. 팀 내 인기가 가장 많은 간판스타이기도 하다. 더구나 토트넘은 7월 말 한국을 찾아 8월 초까지 머물면서 두 차례 친선경기를 펼친다. 2년 전 한국 투어에서 큰 사랑을 확인했던 데 재차 방한을 택했다.
그렇기에 인종차별 불씨가 작았을 때 확실하게 진화했어야 한다. 벤탄쿠르에게 따끔한 경고와 징계를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인종차별과 관련해 가지고 있는 가벼운 의식을 뉘우치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별다른 반응이 없어 의아함을 보여준다. 손흥민은 잉글랜드에서 뛰는 동안 수차례 인종차별을 당했다. 그때마다 손흥민을 보호할 것이며 인종차별이 사라질 수 있게 행동하겠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현 상황에서는 관계없는 일인양 침묵하고 있다.
화가 난 한국 및 아시아 팬들이 토트넘 게시물에 벤탄쿠르를 향한 징계를 요구하지만 댓글 삭제 의혹까지 번지고 있다. 한 팬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유로 2024에 출전한다는 글에 '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댓글을 지우는가'라고 따졌다.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토트넘이 항의성 여론을 묵인하고 있어 더욱 큰 의혹을 불거지게 한다.
오죽하면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피터 오 키프는 벤탄쿠르 케이스가 구단에서 정식으로 논의되고 있는지 팬의 질문에 "이들은 현재 자리를 비우고 있어 논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구단이 개입하더라도 공식 성명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물론 한 전문가의 사견이라 토트넘의 무대응이 계속될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인종차별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언제든 팬들이 거세게 폭발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더구나 토트넘은 내달 방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을 통해 국내에 탄탄한 팬층을 보여주고 있지만 조용히 넘어가려는 모습에 상당한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이런 태도라면 국내서 큰 신임을 받는 손흥민이 온전히 논란을 잠재우길 바란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의 한마디면 성난 국내 팬들을 달랠 좋은 카드인 게 사실이다. 또, 벤탄쿠르 역시 어슬렁 논란을 넘어간 채로 한국을 찾으면 상당한 야유와 비판 앞에 서게 된다. 빅클럽의 규모를 자랑하는 토트넘이 선수들에게 논란 진화를 맡기는 듯한 모습은 선듯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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