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 것 같다" 그럼에도 왜 단호하게 대투수 고집을 꺾었나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투수는 계속해서 던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하지만 사령탑은 그의 고집을 꺾고야 말았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이범호 감독의 이야기다.
양현종은 19일 서울 CM 병원에서 CT 촬영을 한 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피로 누적으로 인한 증세였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날 양현종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것이다. 양현종은 검진 후 이범호 감독과 전화 통화에서 등판 강행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결국은 이범호 감독이 양현종의 고집을 꺾었다. 양현종은 열흘 쉬고 돌아올 예정이다.
양현종은 사실 2014년부터 매년 170이닝 이상을 던져왔다. 올 시즌에도 170이닝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15경기에 등판해 91⅔이닝을 소화했다. 롯데 윌커슨(94⅔이닝) 다음으로 많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1위다. 휴식을 취할 때도 됐다. 하지만 양현종은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솔직히 너무 많이 던졌다. 많이 던졌기 때문에 '언제 휴식을 줘야 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열흘 쉬게 할까도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이 이렇게 때문에 이번에 쉬게 하는 게 팀에게도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양현종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본인은 너무나도 간곡히 던지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투수 코치, 트레이닝 파트 등과 모여 미팅을 했는데, 지금 쉬는게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했다. 현종이의 마음을 제가 좀 아프게 만든 것 같다"며 "지금 상황에서 선발 투수 한 명이 더 부상을 당한다면 시즌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본인이 피로감을 느꼈을 때 쉬게 해주는 게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팀원들도 같은 생각이라 고집을 눌렀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사실 양현종이 5월말 골반에 찌릿함을 느꼈을 당시에도 고민을 했었다고.
이범호 감독은 "지금도 계속 고집을 피우고 있다"면서 "골반이 안 좋을 때 한 번 빼려고 했었는데 그때는 (양현종의 등판 강행을) 들어줬다. 팔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팔이다. 90이닝을 넘게 던졌고, 리그에서도 두 번째로 많이 던진 상황이다. 어제까지 타협이 되지 않아 병원 진료하고 나서 통화하자고 했다. 선수와 통화하기 전에 회의를 해보니 쉬게 해주자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게 전달했다. 지금은 고집을 꺾을 때라고 생각한다. "고 단호히 말했다.
이날 KIA는 서건창(2루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0-이우성(1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제임스 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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