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줄고 전세 늘어… "아파트 호가만 올렸다"

"서울 집값 오를 것" 상승 전망에도… '회복 신호' 아닌 이유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6포인트(p) 오른 102.1을 기록했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기준선인 '10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106.5) 이후 8개월 만이다./사진=뉴스1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하락 전망보다 커지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상승함에 따라 매매가가 인상되면서다. 다만 주택가격 전망 등 심리는 여전히 위축됐고 거래 약세가 유지되고 있어 매매가격은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9일 KB부동산 조사 결과 지난달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02.1로전월 대비 3.6포인트(p) 올랐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KB부동산이 전국 6000여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 상승·하락 전망을을 조사해 0~200 범위로 나타낸 수치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일 경우 그 반대를 뜻한다.

서울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중개업소는 17.4%, 하락 전망은 12.9%로 집계됐다. 69.7%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기준선인 '10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106.5)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다.

강북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5포인트 상승한 102.6, 강남은 전월 대비 2.3포인트 오른 101.6으로 각각 나타났다.

인천과 경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기준선(100.0)을 하회하며 하락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지수는 오름세다. 인천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4월 100.8을 기록하며 상승 전망이 컸지만, 5월에는 다소 하락한 99.5에 머물렀다. 경기는 96.4로 기준선에 근접했다.

전망뿐 아니라 실제 지표 또한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시사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올랐다 지난해 11월 첫째 주(0.01%)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전주 2곳에 불과했던 상승지역이 11곳으로 늘었고 경기는 의정부, 안산 등 지역 시세 리딩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인천은 계양, 부평구 내 3~4억원대 중소형 면적 아파트값이 상향 조정되면서 수도권 매매가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같은 상승을 시장 회복의 근거로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침체로 야기된 신규 공급 물량 급감이 전세수요 강세로 이어졌고, 전세가격 상승이 곧 매매가격 하락폭 둔화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허가가 줄어 공급 감소가 예상되는데 이는 수급심리를 악화시켜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기반이 된다"며 "하반기에 시장 침체와 수급 불안정에 따른 가격 상승이 나타나겠지만 결국 수요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가격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