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문학상] 더 젊어지고, 더 깊어졌다 … 이효석문학상 올해 주인공은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6.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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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론끝에 최종심 6편 선정
예리하게 시대 문제 포착한
2020년대 등단 작가 다수
독창적 소재와 문체 돋보여
총상금 7500만원…7월 발표

◆ 이효석 문학상 ◆

지난 7일 제25회 이효석문학상 심사장에서 만난 편혜영·전성태·정이현 소설가, 박인성·이지은 문학평론가(왼쪽부터). 한주형 기자

한국 문학의 오늘과 내일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국내 최고의 문학상인 이효석문학상이 올해도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제25회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전성태)는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회의실에서 이효석문학상 본심을 개최하고 최종심 진출작을 확정했다. 그 결과, 문지혁 '허리케인 나이트', 서장원 '리틀 프라이드', 성해나 '혼모노', 손보미 '끝없는 밤', 안윤 '담담', 예소연 '그 개와 혁명'이 최종심에 올라 경쟁하게 됐다.

이효석문학상은 한국 근현대 문학의 본령으로 평가받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가산(可山) 이효석 선생(1907~1942)의 삶과 문학정신을 추념하고, 한국 소설가를 지원하고자 이효석문학재단이 2000년 제정한 문학상이다. 이효석문학재단·매일경제신문은 이효석문학상을 2015년부터 공동 주최해오고 있으며, 2023년부터 교보문고가 공동 주최자로 새롭게 합류해 한국 최고의 문학상으로 도약했다.

전성태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장은 "수많은 소설 가운데 엄선한 작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마음은 참으로 설렌다. 반가운 마음으로, 또 엄정한 시선으로 심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1년간 문예지와 웹진에 발표된 우수한 단편소설을 3~4편씩 추천해 예심작 16편을 선정했고, 이를 한 달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5인의 심사위원이 검증한 작품들의 특징은 2000년대 젊은 작가들의 약진, 시대의 종횡을 가로지르는 주제의 보편성, 독창적인 소재와 문체 등이었다.

최종심에 오른 6인의 작가 중 3인이 2000년대 이후 등단한 작가였다. 서장원 작가는 2000년, 안윤·예소연 작가는 2021년부터 문단에 나왔다. 성해나 작가도 2019년 등단해 4명이 '등단 5년 차 이하' 작가들이었다. 손보미 작가는 2011년, 문지혁 작가는 2010년부터 처음 문단에 나왔는데 '젊은 작가'에 속하는 두 작가도 다른 4인의 작가와 견주면 '중견'이란 호칭이 어울릴 정도로 올해 이효석문학상 최종심에는 젊은 작가들이 포진했다.

아쉽게도 최종심 진출작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밤의 밤만이라도' 이선진(2020년), '간병인' 성혜령(2021년)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대의 고민을 움켜쥐는 것이 문학 장르의 보편적 정의일 테지만 이를 좀 더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하고 현악기 줄 튕기듯 미세하게 잡아낸 작품이 너른 호평을 받았다. 가령 예소연 '그 개와 혁명'은 기존 운동권 세대를 보는 현 젊은 세대의 시선을 유머러스한 문체로 그렸고, 서장원 '리틀 프라이드'는 저(低)신장 남성의 트랜스 혐오라는 논쟁적인 소재를 흡입력 있게 그려냈다. 문지혁 '허리케인 나이트'는 초고위 자본계층과의 격차를 느끼는 중산층의 불안과 무력을 잡아냈다.

독창적인 소재로 심사위원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도 이날 집중 거론됐다. 최대 문제작은 성해나의 단편 '혼모노'였는데 이 소설은 박수무당과 신애기의 세대 갈등을 통해 '세계의 진짜와 가짜'를 질문했다. 손보미의 '끝없는 밤', 안윤의 '담담'을 향한 상찬도 끊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은 상실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로, 탁월한 성취에 심사위원들은 깊이 공감했다. 그러나 두 작품의 결은 완전히 다르다.

편혜영 소설가는 "2년 만에 다시 이효석문학상 심사에 임한다. 이효석문학상은, 늘 주목받진 못했더라도 의미 있는 수작을 호명해주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정이현 소설가는 "수상 작가들에게 수상 결과를 알리는 그 순간이 매우 기쁘다. 그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은 평론가는 "독자들이 소설을 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상작품집을 읽는 일이다. 작가에 대한 관심이 이효석문학상을 통해 더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박인성 평론가는 "수상작품집이 출간됐을 때 많은 분들의 공감이 보장되는 작품을 선별하도록 책임감으로 심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상 결과는 7월 중에 발표된다.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에게는 상금 5000만원, 우수상 수상 작가 5인에게는 각각 500만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9월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며 수상작품집은 9월 초 출간된다. 매일경제신문은 최종심 진출작 전편을 지상 중계 형식으로 보도한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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