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보고 결혼 생각 들겠나”... 부동산 전문가들 저출산 대책으론 ‘부족하다’ 비판
“출산가구 소득 2.5억 완화 가장 큰 혜택”
“‘심플’한 정책이 와 닿는 정책... 개선해야”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 총력 지원 대책에 포함된 신혼·출산가구의 내 집 마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취지에 공감하며 환영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저출생 문제가 시급한 만큼 보다 파격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면에서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9일 정부는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3대 핵심분야 총력 지원과 사회인식 변화 노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인구 비상사태 선언과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 등 방안을 비롯해 저출생의 직접 원인인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지원 방안이 담겼다.
특히 주거와 관련해서는 ▲공급 ▲금융 ▲청약 ▲세금 등 부동산 전반에 대한 지원책이 발표됐다. 공급 측면에서는 신생아 우선공급 확대와 신규택지 발굴,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비중 상향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융에서는 2025년 이후 출산 가구에 대해 대출 요건을 2억5000만원으로 한시 완화하고,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안이 포함됐다.
청약에서는 신혼‧출산가구의 특공기회를 확대하고 결혼 전 청약당첨 이력도 배제한다. 세금에서는 결혼 특별세액공제 신설과 더불어 양도소득세‧종부세에서 1주택자 간주기간을 10년으로 확대한다.
◇“부부 소득 2억5000만원 완화 눈에 띄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날 정부가 내놓은 저출생 대책 주거 부문에서 출산 가구에 대해 대출 소득 요건을 2억5000만원으로 추가 완화하는 안을 가장 눈에 띄는 정책으로 꼽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서울 외곽과 경기, 인천, 지방 광역시 등에서 맞벌이 고소득 부부의 주택 수요 기반을 넓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순환매 현상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나타나 하반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여파를 완충하는 모습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출산 가구 소득 요건을 늘린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다만 중산층보다는 저소득층이 아이를 낳지 않는 현실에 맞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일시적 2주택 관련 이야기는 뜬구름 잡는 얘기”
다만 전반적인 대책이 기존에 나온 안들을 강화하는 방식인 데다 저출생을 타파할 수 있을 만큼의 ‘파격적’인 안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 관련 사안은 익히 알려진 평이한 내용”이라면서 “기존에 발표된 정책을 구체화한 것 같다”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주택 공급 7만가구에서 12만 가구 확대도 늘리는 것은 좋지만 안 와닿는 얘기”라면서 “특히 일시적 2주택 관련 이야기는 집 없는 신혼부부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대책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을 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애초에 집값을 올려놓은 임대차3법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부 강남 부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종부세·양도세 완화 대책은 집값을 더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라리 출산 시 1억 주자… 간결·실질적 대안 나와야”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혼부부나 출산가구의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대안이 절실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고준석 교수는 “소득이나 금리 요건을 한시적이거나 조금만 내려주는 게 아니라 더 완화해서 ‘꼭 결혼·출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서울 노른자 땅인 용산정비창 개발구역에 아예 공공주택을 짓고 공사 로드맵을 보여주는 등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종완 원장은 “저출생이 중요하다면서 나오는 대책은 산발적이고 ‘찔끔’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저출생 대책은 ‘심플’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를 낳으면 그냥 1억원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 역시 “소득 완화를 할 게 아니라 아예 출산을 하면 5000만원 정도 주는 안이 실질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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