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베이조스, WP 혼란에 “저널리즘 기준은 유지, 단 신문도 변해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신임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루이스가 취재 윤리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WP의 소유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루이스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면서 신문 산업이 변화해야 하면서도 그동안 유지했던 언론사의 품질과 윤리와 관련한 높은 기준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 로이터

18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WP 뉴스룸의 고위 간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신이 이미 윌리엄으로부터 이 말을 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직접 말하고 싶었다”며 “WP의 저널리즘 기준과 윤리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를 이끌어온 뉴스룸의 리더로서 여러분은 WP의 기준이 항상 매우 높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는 바뀔 수도 없고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믿는 품질, 윤리,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루이스 발행인을 둘러싼 윤리 문제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 루이스 발행인의 전 직장 동료인 피터 코에닉의 발언을 인용해 ‘WP 신임 발행인이 영국에서 훔친 전화 기록을 사용해 기사를 작성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NYT에 따르면 루이스 발행인은 2004년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일판인 선데이타임스에서 비즈니스 분야 편집자로 일할 당시, 해킹으로 얻은 전화 통화 기록을 코에닉에게 전달하며 기사 작성을 지시했다.

CNN은 “베이조스는 WP가 엄격한 저널리즘 기준을 준수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기사가 나온 이후에 WP의 고위 인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며 “베이조스가 WP의 혼란에 침묵을 깼다”고 평가했다.

베이조스가 지난 2013년 WP를 인수한 이후 성장세를 보였던 WP는 최근 들어 경영 상황과 근로 조건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WP 직원들이 48년 만에 최대 파업에 나섰다. 이달 초에는 WP의 첫 여성 편집국장이었던 샐리 버즈비가 갑자기 사임하면서 내부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편, 베이조스는 신문 산업이 지금처럼 유지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상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도 비즈니스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평소처럼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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