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횡령’ 터진 우리은행에…이복현 “본점 문제 시 책임 엄히 물을 것”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복현 금감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최근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우리은행에서 1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본점에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엄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사건에 관해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파악했다. 영업점-본점-감사의 3중 방어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볼 것”이라며 “본점에 문제가 있다면, 본점의 책임을 엄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우리은행 경남 지역 한 지점에서 대출 담당 직원이 100억원가량의 대출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금감원은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장은 이어 홍콩 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 금융사고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도 내놨다. 그는 “은행권의 잇따른 불완전판매와 끊이지 않는 횡령 등 금융사고로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 허술한 내부통제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은행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로 이어지는 임직원의 잘못된 의식과 행태의 근본적 변화 없이 제도개선이나 사후 제재 강화만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다. 조직문화 차원에서 과감한 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책무구조도와 관련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책무구조도 제도 시행으로) 최고경영자 등 중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자기 책임과 직접 관련된 문제로 인식하면 단기 성과주의적인 불완전 판매 등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면피 수단으로 운영할 생각 전혀 없다. 운영상 책임을 져야 하는 임원·최고책임자에게 부담이 되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이 도입한 책무구조도 제도에 따라 은행·지주사는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의 범위·내용을 사전에 명확히 규정해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통제 교육을 해 앞으로는 같은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