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회 회장 당선된 최운열 전 의원 “신외감법 수성에 전력”
19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제70회 정기총회를 열고 최운열 전 의원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선출 부회장과 감사는 각각 문병무 미래회계법인 대표와 박근서 성현회계법인 대표가 단독 후보로 등록해 무투표 당선됐다.
최운열 신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전체 유권자 2만 2304명의 회계사 중 1만 4065명(투표율 63%)이 참여한 선거에서 647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득표율은 46.06%로 나타났다. 이어 기호 3번 나철호 후보가 3988표(28.35%), 기호 2번 이정희 후보가 3599표(25.59%)를 각각 득표했다.
이번 한공회장 선거는 회계업계에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선거로 인식됐다. 윤석열 정부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로 대표되는 회계 개혁을 후퇴시킬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막아내야 하는 회계업계로서는 이번 회장 선거에 특히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에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에 대한 연결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시행을 5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한 우수 기업에 내년부터 주기적 감사인 지정 면제를 추진해 회계부담을 낮추겠다는 발표도 했다.
회계사 입장에선 회계개혁 후퇴를 막아줄 후보에게 투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후보들도 자연스레 신외감법을 지켜내고, 공인회계사 선발인원 축소를 공통적으로 약속했다.
최운열 회장이 당선된 배경에도 역시 22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 회장은 20대 국회에서 현행 신외감법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당사자다. 주기적 지정제에 반대하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관계자를 만나 설득하고 법안의 내용을 다듬어 동료 의원들의 동의표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원내에서 175석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에 인맥이 많다는 점이 장점이다.
최 회장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 면제 추진과 관련해 “정부하고 갈등을 빚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지배구조의 개선과 회계 투명성은 둘 모두 추구되어 하며 그 중에서도 회계 투명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안 대로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에 주기적지정 면제를 해준다면 밸류업이 아니라 밸류다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당국과 만나서 대화를 하면 다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고 소통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외감법 수성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입법과정에서의 경험을 털어놨다. 최 회장은 “삼성전자의 외부감사비용이 당시 40억원 정도 했는데, 신외감법이 시행되면 삼성전자 감사비용 400억원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했다”면서 “만약 400억원을 들여 삼성전자에 대한 외부감사를 한다면 기업 가치는 1조원 이상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400억원을 투자해서 1조원 이상 오르면 얼마나 좋은 투자냐고 기업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회계투명성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창업과 투자의 활성화로 경제 난국을 뚫어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규제완화”라면서 “그런데 규제를 완화하자고 할 때 NGO나 규제당국에서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기업의 회계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회계투명성이 높아지면 규제완화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회계가 바로서야 경제가 바로선다는 표어를 10위권 경제강국의 위상에 걸맞는 수준으로 회계투명성이 높아질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최운열 신임 한공회장은 1982년부터 서강대 경영학과에서 교수로 후학을 길렀고,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증권연구원장으로 재직했다. 회계사 시험은 1971년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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