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우리은행 횡령, 필요시 본점 책임 물을 것"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4. 6. 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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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서 1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것을 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필요시 본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19일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국내 20개 은행장과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횡령과 관련해 "개정 지배구조법이 도입되기 전이지만 필요시에는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본점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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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법, 책임자에게 부담되도록 운영해야”
“조직문화 개선 시 감독상 인센티브 도입 검토”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은행장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은행에서 1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것을 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필요시 본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19일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국내 20개 은행장과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횡령과 관련해 "개정 지배구조법이 도입되기 전이지만 필요시에는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본점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배구조법상) 책무구조도가 면피수단으로 쓰이게 운영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지배구조법이 운영상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임원이나 최고위 책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고경영자(CEO)나 중요 의사결정권자가 (내부통제 실패를) 직접 관련된 문제로 인식하게 된다면 불완전 판매 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은행 경남 지역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대리급 직원 A씨는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약 100억원의 대출금을 빼돌린 혐의가 드러나 지난 13일 구속됐다. 금감원은 지난 12일부터 우리은행 횡령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은행 실적주의와 임직원의 낮은 윤리의식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그는 은행권의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 잇따른 불완전판매와 우리은행의 100억원 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를 두고 "은행권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 허술한 내부통제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조직문화 차원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은행권 내부통제 방안에 대해서는 "자본비율 산정을 위한 운영위험 가중자산 산출에 있어 탄력적으로 거론하겠다"면서도 "금융사 편의를 봐주는 형태로 운영하지 않고, 소비자 피해 예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된 후에야 부여될 수 있는 조치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조직문화 개선 시 감독상 인센티브 부여의 도입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은행권의) 과도한 성과주의, 중장기적 리스크에 대한 검토 미비, '모 아니면 도' 식 운영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면서 "국제적인 논의와 우리나라 고유의 상황을 반영해 은행권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간담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은행 지점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조 행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통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을 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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