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닮은꼴' 헝가리 곧 EU 주도권… 우크라이나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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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앞둔 우크라이나 분위기가 초조하다.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번번이 어깃장을 놓던 친(親)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하반기 EU 순환 의장국을 맡기 때문이다.
헝가리가 향후 6개월간 EU를 이끌어갈 방침을 담은 계획서를 공개했는데, 우크라이나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빠져있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과정이 제대로 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EU 회원국이 될 경우 다른 회원국에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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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의장국 우선순위'에 우크라 빠져
우크라 지원 어깃장 '더 강하게' 이어갈 듯
7월을 앞둔 우크라이나 분위기가 초조하다.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번번이 어깃장을 놓던 친(親)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하반기 EU 순환 의장국을 맡기 때문이다. 의장국은 27개 회원국의 대화 주제와 방향을 좌우할 권한을 갖고 있다.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18일(현지시간) 현실화했다. 헝가리가 향후 6개월간 EU를 이끌어갈 방침을 담은 계획서를 공개했는데, 우크라이나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빠져있었다. 당장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EU 확대? '이득' 있어야"... 우크라 가입 견제
유럽 전문 언론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의장국을 맡는 헝가리는 이날 '2024년 하반기 EU 이사회 헝가리 의장단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의장국은 27개 회원국 회의체인 EU 이사회에서 의제 설정, 정책 우선순위 결정, 회의 주재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에 대한 구상이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
헝가리가 내건 슬로건은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ake Europe Great Again)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선거 당시 내건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인용한 것이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에 부정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르반 총리는 11월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헝가리가 설정한 7개 주요 의제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는 읽히지 않는다. 7개 의제는 △경쟁력 재확보 △국방정책 강화 △일관되며 이점에 기반한 EU 확대 정책 △불법 이민 근절 △응집력 정책의 미래 형성 △농민 중심의 농업 정책 △인구통계학적 문제 해결 등이다. 21쪽 분량의 프로그램에 우크라이나 언급은 7번 나오는데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에 대한 대화를 계속하겠다' 등 원론적 내용이다.
특히 '이점에 기반한 EU 확대 정책'을 강조한 것은 이달 말 시작되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에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과정이 제대로 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EU 회원국이 될 경우 다른 회원국에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야노스 보카 헝가리 유럽부 장관도 "(이달 말 협상 개시 후) 향후 6개월 동안 관련 문제에는 전혀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 나토 가입 대화에도 참여시키지 말라"
한편 오르반 총리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차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맡는 데 대한 반대 입장을 찬성으로 선회했다. 입장 변화에도 우크라이나 관련 '거래'가 작용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은 18일 보도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주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헝가리가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지는 않겠지만,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에) 참여시키지도 말라"는 내용에 합의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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