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은 계속 피우죠" 이범호 감독, '이닝이터' 양현종 마음 어렵게 돌렸다…vs 류현진은 임기영 몫으로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고집은 계속 피우죠. 그런데…."
KIA 이범호 감독이 결국 양현종의 고집을 꺾었다.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내보내지 않고 19일 1군 말소를 결정했다. 화제를 모았던 류현진과 맞대결이 이렇게 무산됐다.
양현종은 18일 경기에 선발 등판해 왼쪽 팔꿈치 쪽 저림 증상으로 5이닝 만에 내려왔다. 19일에는 검진 결과 구조적 문제는 아니지만 피로 누적에 의한 현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KIA 구단 관계자는 19일 오후 "양현종은 CM병원에서 CT 촬영 결과 피로 누적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라고 한다. 선수는 일요일 등판 의사가 강한 상황이지만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만류했다. 한 턴 쉬어가는 차원에서 19일 1군에서 말소한다"고 설명했다. 오른손 불펜 자원인 김승현이 대신 합류할 예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19일 LG전을 앞두고 양현종의 1군 말소에 대해 "너무 많이 던졌다. 언제 쉬게 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일정을 보면 4일을 더해서 열흘 쉬게 돼 있던데, 지금 쉬게 하는 편이 우리에게도 더 나을 것 같았다. 너무 많은 이닝을 던져줬다. 본인은 던지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투수코치, 트레이닝 파트와 모여서 미팅을 했다. 지금이 휴식을 주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현종이의 마음을 돌렸다"고 얘기했다.
이미 이의리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만큼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 한 명이 더욱 소중해진 KIA다. 이범호 감독은 "선발투수 부상이 한 명 더 생기면 시즌이 힘들어진다. 피로 누적이라는 상황이 왔을 때, 본인이 피로감을 느낄 때 쉬게 해주는 편이 낫다고 봤다. 동료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고집을 눌렀다. (23일 한화전이)중요한 경기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우리에게는 양현종이 필요하기 때문에 휴식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현종은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고. 이범호 감독은 "고집은 계속 피운다. 전에 골반 안 좋을 때도 한 번 빼주려고 했는데 그때는 (계속 던지겠다는)선수 의사를 들어줬다. 지금은 팔 쪽 문제이기도 하고 이미 90이닝을 넘겼다. 두 번째로 많다. 지금은 고집을 꺾을 때라고 생각했다"며 "어제는 병원 진료하고 나서 통화하자고 했다. 선수와 통화하기 전에 회의를 해보니 쉬게 해주자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91⅔이닝으로 올해 94⅔이닝을 던진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에 이어 투구 이닝 2위에 올라 있다. 2014년부터 시작한 10시즌 연속(미국 진출 2021년 제외) 170이닝 도전은 지금까지는 순항이지만, 자칫 여기서 팔에 무리가 오면 기록까지 중단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은 그만큼 170이닝 목표에, 또 이닝 수에 대한 의식이 강하다. 그러나 나는 양현종의 목표보다 양현종의 팔이 더 중요하다. 오랫동안 뛰면서 많은 기록을 세워야 할 선수다.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부상이 오면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7월, 8월 또 가을에 곤란할 수 있어서 지금은 이렇게 하는 것이 백번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일정에 대해서는 "열흘 뒤에 돌아올 수 있다. 29일 경기(광주 키움전)에 던지고, 4일 쉬고 (7월 4일)삼성전에 나갈지 아니면 바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갈지는 복귀 후에 상의해보겠다. 다른 선수들도 휴식이 필요한데, 양현종은 열흘 쉬고 오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3일 한화전 선발투수는 임기영이 대신한다. 지난 4일 롯데전(4⅓이닝 5실점)에 이어 임기영의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이다. 이범호 감독은 "그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임기영을 선발로 내보낼 생각이다. 퓨처스 팀에서 준비하는 투수도 있지만 그래도 임기영이 나가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9일 광주 LG전 선발 라인업
서건창(2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이우성(1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
#19일 1군 등록 말소
투수 양현종 말소, 투수 김승현 등록
- 2루수로 나가는 선수들이 다들 잘해주고 있다.
"쉬고 있는 선빈이가 긴장하겠다. 나가는 선수들도 간절한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민, 홍종표, 서건창 모두 밀리지 않기 위해 절실하게 뛰고 있다. 어제(18일)은 민이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솔직히 그정도로 간절한 마음이 있는지는 몰랐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기회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기회를 주도록 노력하겠다."
- 박민은 스스로 타격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데.
"수비는 우리 팀에서 최상위권이라고 생각한다. 방망이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좋은 능력을 갖고 프로에 왔다고 생각한다. 프로에 왔을 때 한 번 얼굴에 공을 맞고 나서 타격에서 좋았던 면을 살리지 못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잊은 것 같다. 프로에서 연차가 쌓이고 군대도 다녀왔기 때문에 자기 야구를 하려는 마음이 있어 보인다. 공수에서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본다. 많은 경기에 나가야 하는 내야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 수비에서 어떤 면이 강점인가.
"무리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화려하기 보다는 정확성이 강점이다. 유격수와 2루수는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나다. 코너보다는 센터 내야수에 적합한 것 같다."
- 18일 넉넉한 점수 차에서 장현식 최지민을 모두 내보냈는데.
"LG가 올 시즌 5점 차 이상을 가장 많이 뒤집은 팀이다. 장현식과 최지민까지만 쓰려고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했다. 6회에 김도규를 안 내보내고 3점 차까지 쫓겼다면 어차피 필승조를 써야 하는 상황이 온다. 오늘 네일이 선발이라 전상현과 정해영은 빼두고, 다른 선수들을 기용하면 연투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 공격력에 강점이 있는 팀이고, 시리즈 첫 경기라 분위기가 넘어오면 다른 경기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 이기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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