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제일 못한 게 대북정책”···민주당, 평화 드라이브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안보 정책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야말로 진정한 안보”라며 진보 정권의 통일외교 인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의견을 청취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방미외교단을 구성해 오는 23일 미국으로 향한다. 오물 풍선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정부 실정을 지적하고 평화 이슈를 이끌어가며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힘겹게 쌓아올린 평화가 무너지고 한반도가 다시 냉전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며 “평화를 위해서 노력해야지 자꾸 힘을 과시하는 것은 평화를 오히려 위협하는 일”이라고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비판했다. 그는 “가장 튼튼한 안보, 유능한 안보가 바로 평화 구축”이라며 “힘에 의한 평화와 편향적 이념 외교는 국가 이익도 국민 안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남북 대화 채널 복구와 다자간 실용 외교 등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회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통일외교를 담당한 인사들을 초청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전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참석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의원과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도 함께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반도 안보 문제는 여야가 없이 함께 반드시 해나가야 될 주요 정책 의제”라며 “오늘 (청취한) 의견들을 저희가 잘 모아서 안보 정책 수립과 집행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년간 모든 정책을 잘못했지만 제일 잘못한 게 대북정책”이라며 “우리가 종이로 주고 오물로 받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이런 바보 정책을 왜 윤석열 정부에서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최초로 남북 정상이 만나는 대화를 시작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어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해서 계속 이어갔다”며 진보 정권에서 남북관계 복원에 힘썼음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미국 방문 외교단도 꾸렸다. 정동영·김병주·위성락 민주당 의원과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오는 23일 미국으로 향한다.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상하원 의원과 행정부 관계자 면담, 한반도 관련 미국 싱크탱크 소속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토론, 현지 교민과의 간담회 등을 진행한 뒤 29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오전 소통관에서 이 같은 방미 계획을 공개하며 “22대 국회 개원 이래 첫 야당외교”라고 자평했다. 정동영 의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며 “남북간 브레이크 없이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 같은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한반도 위기 고조와 동북아 대립 구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평화 위기 관리 능력과 외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방미외교단을 꾸린 이유를 설명했다. 주 러시아 대사를 지낸 위성락 의원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미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며 “야당외교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균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대결적 사고에 매몰된 윤석열 정부의 불장난식 안보 정책이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며 “말 폭탄과 힘자랑으로 북한 도발의 수위만 끌어 올리는 윤석열 정부식 안보 정책에 국민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평화가 곧 안보’임을 꾸준히 내세우며 정부의 외교 실정을 부각하고 다자외교 등을 촉구하며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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