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성기 맞은 X세대 브랜드 … MZ세대도 반했다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4. 6. 19. 16: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치 '태비백'.코치

'엄마 핸드백' 'X세대 운동화' 등으로 여겨졌던 브랜드들이 최근 'Y2K'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변신하며 젊은 층의 인기 브랜드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코치는 과거 1970년대 가방을 재해석한 '태비백'으로 전 세계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휠라가 선보인 운동화 '에샤페'는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 고윤정을 모델로 내세운 마리떼는 국내를 넘어 일본 등 해외 젊은 세대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코치 주요 고객의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 어니스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25세 미만 소비자들이 코치에 사용한 비용은 전년 대비 10%나 늘었다.

코치는 레트로 유행과 맞물려 Y2K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코치는 2022년, 1970년대 제품들을 재해석한 '태비백'을 선보였는데 이 태비백이 MZ세대의 '잇백(it Bag)'으로 자리 잡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패딩 재질의 소재를 사용해 베개처럼 푹신하다는 뜻을 가진 '필로우 태비백'은 Z세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올봄 출시된 '퀼팅 태비백' 또한 많은 Z세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에는 코치 관련 영상 중 '마이 퍼스트 럭셔리 백'의 제목으로 올라오는 숏폼이 많아졌으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생애 첫 명품 백으로 코치 가방을 사는 게 유행이 됐다. 지난해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Z세대 9000명을 조사한 결과, 선호하는 가방 브랜드 1위로 코치(19%)가 꼽히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는 코치가 '릴 나스 엑스' '이영지' 등 국가별로 Z세대에 핫한 인물을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함에 따라 더욱 강해졌다. 국내외 Z세대들로부터 '힙한 브랜드' '트렌디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더해진 것이다. 국내에서는 메가 패션 유튜버 '앨리스펑크'가 소개한 '코치' 관련 영상이 조회 수 10만뷰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에 이어 코치 코리아는 지난 4월 요즘 Z세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성수동 메인거리에서 팝업스토어도 진행했다. 팝업 운영 당시 '코치 성수 팝업'은 '성수동에서 꼭 가 봐야 할 팝업'으로 소개되며, 인증샷 명소로 2030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2024년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브랜드 부스를 운영하는 등 국내 Z세대 고객과의 소통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코치의 인기는 매출 변화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32억2570만달러였던 코치 글로벌의 매출은 4년 사이 49억6040만달러로 약 155%나 증가했다. 코치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나가 2025년까지 매출을 57억달러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휠라 '에샤페'.휠라코리아

'아재 브랜드'로 인식되던 휠라는 뉴트로 열풍을 타고 Z세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힙하고 트렌디한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지난 3월 휠라가 출시한 '에샤페 실버문'은 최근 전국 유통매장에서 여성 주요 사이즈가 매진돼 추가 물량을 투입 중이다. 해당 제품은 휠라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인 배우 한소희를 모델로 내세운 마케팅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2030 젊은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휠라는 지난해 선보인 러닝화 '인터런'에 이어 에샤페까지 연속 히트에 성공했다.

휠라는 에샤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7일 디자이너 브랜드 '오호스(OJOS)'와의 협업을 통해 컬래버레이션 슈즈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제품은 휠라의 대표 인기 슈즈 '에샤페'와 발레코어 무드의 'RGB 메리제인' 2종이다. '유연하고 가벼운 복식의 변형을 탐구한다'는 오호스 시즌 테마에 따라 투명한 소재, 언밸런스 레이어드 실루엣, 스트랩 디테일을 디자인 전반에 활용했다.

앞서 휠라는 2016년부터 1020 영 타깃을 공략하여 레트로한 디자인의 저가 신발 '코트 디럭스'를 출시했다. 또 직영 매장의 수를 줄이고 편집숍 중심 판매 전략으로 1020 소비자들의 구매율을 크게 올렸고, 코트 디럭스는 2018년에 130만켤레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휠라는 디스럽터2, 레이, 바리케이드9 등 합리적인 가격과 독특한 디자인의 신발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에도 휠라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신선한 컬래버레이션으로 젊은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했다. 롯데제과 '젤리셔스'와 협업해 '휠라꾸미' 슈즈를 젤리슈즈로 출시하고, 만우절 이벤트로 에프킬라와 함께 '에프휠라'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메로나, 배틀그라운드, 포켓몬, 츄파춥스 등과 협업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작년에는 실험적인 디자인의 신생 스트리트 브랜드 '떠그클럽'과의 협업 컬렉션이 출시 당일 완판을 기록하는 등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휠라는 지속적인 테니스 캠페인과 컬래버레이션에 이어, 글로벌 스타 헤일리 비버와 한소희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하며 젊고 패셔너블한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 작업을 통해 작년 베스트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며 톱 스포츠 브랜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로 리브랜딩에 성공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리떼

1990년대 데님 브랜드로 X세대 사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마리떼도 국내외 젊은 층을 중심으로 '힙한 브랜드'로 다시 떠올랐다. 마리떼는 1972년 마리떼 바슐르히와 프랑소와 저버가 론칭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다. 2019년부터 국내 패션 회사 레이어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마리떼를 국내로 들여와 '스트리트 캐주얼'로 리브랜딩에 성공했다. 서울 한남동, 홍대 등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배우 고윤정을 모델로 삼았다.

레이어는 지난해 매출이 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79억원으로 278.2% 급증했다. 매장 수도 2022년 23개에서 현재 6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며 주목받고 있다.

[김금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