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손실 적은 직류,선택 아닌 필수" [기고]

2024. 6.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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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에디슨과 테슬라는 직류(DC)와 교류(AC)를 두고 전력시스템 주도권 경쟁을 펼쳤다.

당시에는 지금 같은 변압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전압 변경이 상대적으로 쉬운 교류가 직류를 꺾고 전력시스템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전력 손실이 적은 직류가 매력적인 선택지인 까닭이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이 세탁기, 냉장고 등 6대 가전기기의 교류와 직류 전력 사용량을 비교했을 때 직류 사용 시 가구당 연간 1.653메가와트시(MWh)의 전력량이 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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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에디슨과 테슬라는 직류(DC)와 교류(AC)를 두고 전력시스템 주도권 경쟁을 펼쳤다. 이 내용은 영화 '커런트 워(The Current War)'로도 만들어졌는데,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무대를 교류 전기가 흐르는 전구 25만개로 밝히면서 테슬라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당시에는 지금 같은 변압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전압 변경이 상대적으로 쉬운 교류가 직류를 꺾고 전력시스템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130년이 흐른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변압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물론이고, 전력 산업 환경 자체가 몰라보게 바뀌었다. 우선 태양광, 연료전지 같은 직류 전원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전자제품의 디지털화도 빨라졌다. 만약 전력시스템 논쟁이 지금의 일이라면, 에디슨의 승리가 유력하다.

전기사업자 입장에서 볼 때 장거리 송전은 전력 손실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전력 손실이 적은 직류가 매력적인 선택지인 까닭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직류 전자제품에서 인버터 장치를 단순화해 제품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전력 변환 손실을 줄여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도 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이 세탁기, 냉장고 등 6대 가전기기의 교류와 직류 전력 사용량을 비교했을 때 직류 사용 시 가구당 연간 1.653메가와트시(MWh)의 전력량이 절감됐다. 이를 2200만가구로 환산하면 국가 차원에서는 연간 36테라와트시(TWh)의 전기를 덜 쓰면서 5조8000억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주요국들도 이에 선로 용량 증대와 유연계통 운영, 에너지 효율성 제고 등을 바탕으로 한 MVDC(Medium-Voltage Direct Current)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MVDC는 1.5~100킬로볼트(㎸)의 중압 전기를 직류로 송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AC/DC 혼합배전 네트워크' 같은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필자도 지난 4월 한국을 대표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중전압직류 배전망 기술'을 제안하고, IEC 백서에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 주도의 국제표준화 추진과 향후 세계 시장 선점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전력 산업 전문가들은 지금 진행 중인 DC 전환 사업을 2005년에 완료한 AC 220V 승압과 비교하면서 '제2의 전력망 혁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력망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이 약 10% 높아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전은 DC 시대를 열고 이끌어가기 위해 국내 전력 산업계와 함께 구체적 방법을 계속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또 건설, 전자제품 등 관련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함께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를 생산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는 '에너지보국(報國)'이 한전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김태균 한국전력공사 기술혁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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