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낳은 우울증, 혼자 짊어지지 말아요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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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정말 이상하다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들린다.
기후변화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무력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포함한다.
기후 우울증은 단순히 자연재해에 대한 공포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 환경을 망가뜨린 인간에 대한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포함한다.
2022년 세계보건기구(WHO)도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며,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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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호 | 한국재정지원운동본부 이사
요즘 날씨가 정말 이상하다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들린다. 예전에는 사계절이 뚜렷했는데, 이제는 따뜻한 날과 추운 날이 반복되면서 봄과 가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런 급격한 기후변화로 많은 사람이 무력감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를 '기후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기후 우울증은 2017년 미국 심리학회가 정의한 우울장애의 일종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무력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올해 낙동강 유채꽃이 평소보다 일찍 피고, 진해군항제가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된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연스레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기후 우울증은 단순히 자연재해에 대한 공포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 환경을 망가뜨린 인간에 대한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포함한다. 이런 감정들이 심화하면 심혈관질환이나 불면증 같은 신체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22년 세계보건기구(WHO)도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며,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젊은 세대와 농부나 과학자처럼 기후변화에 민감한 직업군에서 기후 우울증이 더 쉽게 발생한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기후 불안'이라는 말이 점점 더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지고 있다. 2022년 영국 배스대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성인 1338명 중 43.3%가 기후위기에 대한 높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나타났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이상 기후에 노출된 젊은 층에서 이러한 우울감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기후변화가 사회적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2019년 18~29살 미국인의 38%가 출산 계획 때 기후변화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2022년에는 전 세계 31개국 응답자의 40%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결과들은 기후변화가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기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소통과 연대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혼자 기후위기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고통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좋은 슬픔 네트워크'나 ‘기후 카페' 같은 모임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상담을 받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자연과의 접촉을 늘리고 신체 활동을 통해 정신 건강을 증진하는 ‘자연 처방'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자연환경과의 접촉을 권장하는 ‘자연 처방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공원이나 숲에서 산책하거나 나무를 관찰하는 활동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기후 우울증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 나아가 전 세계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기후변화를 늦추고 기후위기를 타개하는 것이 기후 우울증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 세계의 정부, 기업, 단체,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서 기후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역사 속에만 남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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