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첫 해외 투자처 ‘슈퍼뱅크’ 출범…‘기술력’으로 해외 진출 본격화

지분 투자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19일 출범
글로벌 확장 본격화…“해외 언론도 자체 기능 주목”

카카오뱅크의 첫 해외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공식 런칭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석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오른쪽에서 첫 번째)와 티고르 M.시아한(Tigor M.Siahaan) 슈퍼뱅크 대표(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카카오뱅크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카카오뱅크는 첫 해외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가 19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카카오뱅크는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혁신과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함께 협업하기로 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 ‘그랩’뿐 아니라 현지 최대 미디어 기업인 ‘엠텍(Emtek)’, ‘싱가포르텔레콤(싱텔·Singtel)’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파트너사들이 참여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잠재력과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모바일 뱅킹 성공 노하우와 금융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상품 및 서비스, UI · UX에 대한 자문을 수행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아이디어를 차용해 슈퍼뱅크 또한 매일 소액과 잔금을 자동으로 저축해주는 저금통상품을 출시했다. 닭을 중시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문화에 맞춰, 저금통 잔액이 쌓일수록 병아리가 닭으로 성장하는 이미지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슈퍼뱅크는 주요 주주사인 그랩의 생태계 활용해 그랩 고객을 대상으로 편의성과 금융 접근성을 높였다. 그랩 앱을 통해 바로 슈퍼뱅크 계좌를 개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랩 푸드, 그랩 바이크 등 그랩 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슈퍼뱅크 계좌를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슈퍼뱅크의 상품·서비스 기획 및 개발 과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랩과도 협력 논의를 이어가 시너지 창출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지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중앙은행의 인가 계획에 맞춰, 8월 중 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모임통장 등 자체적 혁신 기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의 설명이다. 실제 미 언론사 뉴욕타임스는 최근 한국의 계모임 관행을 집중 조명하며, 친구들과 계좌 내역을 공유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모임 통장’ 서비스를 소개한 바 있다. 이들은 모임통장의 회비 납부 시 알림 설정, 커뮤니티 기능 등에 대해 언급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미래 은행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면서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뱅킹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금융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