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 이탈리아, 죽음의 조 최고 빅매치 승자는?[유로 FREE뷰]
무적함대 명성의 부활이냐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 회복이냐.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최고 죽음의 조로 꼽히는 B조에 속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21일 독일 겔젠키르헨의 펠틴스 아레나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과거 최강 팀의 자리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는 두 팀 모두 유럽 무대에서 위상을 증명하려는 의지가 강해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스페인은 유로에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독일과 함께 최다 우승국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건 2012년으로 다소 희미한 기억이 됐다. 점유율을 중시하며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던 스페인식 축구는 강한 전방압박, 포지션 구분 없이 유리한 공간을 점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 축구에 밀렸다.
루에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기존의 점유율 축구를 유지하면서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높인 축구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스페인은 2022~2023시즌 네이션스리그에서 크로아티아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로 2012 우승 이후 4004일 만의 우승이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미래로 불리던 중원 자원 파블로 가비(바르셀로나)를 부상으로 활용할 수 없지만, 그 외에도 기대할 만한 선수가 많다.
키플레이어는 현시점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로드리(맨체스터시티)다. 그는 수비 안정성과 공격으로의 빠른 전환 플레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중원에서 짝을 이룰 패드라(바르셀로나)는 뛰어난 시야에 바탕을 둔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 16세 나이로 대회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 치운 오른 윙어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저돌적이면서도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돌파는 공격에 파괴력을 더할 전망이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부터 네이션스리그 결승 상대였던 크로아티아를 3-0으로 완파하며 막강 화력을 뽐냈다. 네이션스리그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2-1로 꺾은 적이 있어 자신감도 충만하다.
이탈리아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월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팔레티 감독은 전술적 지식이 풍부하며 경기 중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나폴리(이탈리아)에서 김민재를 지도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그는 공격수 빅터 오시멘, 미드필더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등을 이끌고 2022~2023시즌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지도력에 나폴리는 33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이탈리아는 최근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직전 유로 2020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4포트에 배정받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첫 경기 알바니아전에서 먼저 실점하고도 주도하는 축구로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스팔레티 감독은 젊은 피를 앞세워 더 역동적이고 빠른 축구를 추구한다. 이번 시즌 인테르 밀란의 세리에A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미드필더 니콜로 바렐라가 보여줄 중원에서 역동적인 플레이가 승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조르지뉴(아스널)는 좀 더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하면서 공수 템포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강점은 역시 강력한 수비진에 있다. 스팔레티 사령탑 체제 나폴리에서 주장을 맡았던 오른 풀백 지오반니 디 로렌초는 주 포지션인 라이트백은 물론 백스리 수비 전환 시 센터백의 한 자리를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활발한 공격 가담이 장점인 왼 풀백 페데리코 디마르코, 세계 최고 왼발 센터백 중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는 알렉산드로 바스토니가 버티는 왼쪽 수비진도 견고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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