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올라선 맏언니' 아워홈 매각 공식화 "전문기업에 경영권 이양"

막냇동생인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축출하고 새로 이사회를 장악한 구미현 아워홈 신임 회장이 공식적으로 회사 매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 회장은 19일 온라인 사내 게시판을 통해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이라며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으로 이양함에 있어 현재 아워홈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지위 보장을 명문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전까지 인사 기조대로 오랫동안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기여한 인재를 발탁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의견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경영권 매각에 앞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전문경영인은 고(故) 구자학 선대 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지낸 이영표 경영총괄 사장이 맡는다.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구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고 구 회장의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는 부회장에 올랐다.

구 회장은 배당금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2020년 주주총회 당시 주주 배당금을 역대 최고액으로 제안한 주주는 다른 주주였고 나머지 주주들도 모두 찬성해 가결이 된 것"이라며 "2023년 주주총회 당시 다른 주주가 배당금을 증액해 수정 제안했으나 저를 포함한 나머지 주주들이 반대하여 부결됐다"라고 덧붙였다.

아워홈은 2016년 68억원, 2017년 74억원을 배당하다 2018년 171억원, 2019년 456억원, 2020년 776억원으로 배당액을 급격하게 늘렸다. 당시 이사회는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역대 최고액을 제안했고 나머지 주주들도 동의해서 결정된 사안으로 구 회장이 역대 최대 배당금을 주도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2020년은 아워홈이 사상 첫 적자가 난 해로 4남매의 고액배당이 논란이 됐다.

이후 구지은 부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한 2021년 아워홈은 첫 무배당을 결정했고 이후 2022년 30억원, 2023년 60억원으로 예년수준에서 결정됐다. 2023년 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은 3000억원 배당을 요구했는데 구 회장은 본인이 반대해 60억원 수준으로 결정나게 됐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최근까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던 배당금 등 이슈와 관련해 구자학 선대회장의 명예에 누가 될까 대외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불거진 경영권 분쟁이 막냇동생이 주도한 저배당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됐다는 시선에 대해 선긋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업주부였던 구 회장은 배당금을 주요 수입원으로 생활해왔는데, 2021년 구지은 전 부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배당금을 축소하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은 대표이사로서 포부도 밝혔다. 그는 "현재 아워홈의 성장은 임직원 여러분 덕분이고, 향후에도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임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대표이사로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