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알고 심판은 몰랐던 태그아웃, 포스아웃 룰

18일 두산-NC전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연합뉴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엔씨(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엔씨가 2-6으로 뒤진 7회초 무사 1루서 김형준(NC)은 1~2루간 땅볼을 쳤다. 두산 2루수 강승호는 2루로 뛰던 김휘집을 태그아웃 하려다가 김휘집이 멈칫하는 바람에 1루로 공을 던졌다. 그러나 김형준의 발이 공보다 빨랐고 세이프 판정이 났다. 이후 두산 1루수 양석환은 김휘집을 잡기 위해 2루에 있던 유격수 박준영에게 공을 던졌다. 박준영은 2루 베이스에 발을 밟은 채로 슬라이딩 하는 김휘집을 태그했다. 태그보다 김휘집의 손이 빨랐다고 판단한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김휘집은 태그아웃없이 포스아웃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엔씨 다이노스 경기 7회초 2루심이 오심을 하는 장면. 티빙 중계 갈무리

태그아웃과 포스아웃의 차이는 주자를 기준으로 돌아갈 베이스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갈린다. 주자가 돌아갈 베이스가 있다면 태그아웃, 돌아갈 베이스가 없다면 포스아웃 상황이 된다. 각 팀들이 수비할 때 2, 3루가 아닌 만루작전을 쓰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된다. 모든 루에서 포스아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잠실 상황에서는 김형준이 1루에서 세이프됐기 때문에 김휘집은 2루밖에 갈 곳이 없었다. 김휘집이 2루에서 포스아웃이 되는 이유다. 박준영은 그냥 주자 태그없이 베이스를 밟고 있는 것만으로도 김휘집을 아웃시킬 수 있었다. 만약 김형준이 1루에서 아웃이 됐다면 김휘집은 2루에서 태그아웃을 적용받아야만 했다. 돌아갈 루(1루)가 있었기 때문이다. 잠실 2루심이 태그아웃, 포스아웃을 헷갈렸다는 것밖에 설명이 안된다.

심판진은 두산의 비디오 판독 요청 뒤에도 세이프를 선언했다. 이때까지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숙지가 안 됐던 셈이다. 결국 이승엽 두산 감독이 포스아웃에 대한 문의를 한 뒤에야 정정이 이뤄졌다. 이승엽 감독의 항의가 없었다면 두산은 1사 1루가 아닌 심판의 오심에 따른 결과물로 무사 1, 2루에서 7회초 수비를 이어가야만 했다.

지난 11일 인천에스에스지(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기아(KIA) 타이거즈 경기에서도 오심은 나왔다. 그것도 9회말 끝내기 상황에서 주심이 끝내기 주자인 에레디아가 홈플레이트를 터치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이후 비디오 리플레이는 에레디아의 손끝이 홈플레이트를 스쳤음을 보여줬다. 그나마 에스에스지는 10회 연장 끝에 승리를 거뒀다.

자동볼판정시스템(ABS) 도입으로 볼,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스트레스는 줄어든 심판진이다. 그러나 다른 역할까지 축소된 것은 아니다. 보다 꼼꼼한 룰 숙지와 판정이 필요한 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