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년 5개월 만에 2790 뚫어... 외국인 순매수 덕분

김승현 기자 2024. 6. 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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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9일 2년 5개월 만에 2790선을 돌파해 28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피가 2790 선을 넘은 것은 2022년 1월 24일(2792.0)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날 시가총액 1, 3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선 “향후 금리 인하와 반도체, 자동차 기업의 수출 호조 등으로 코스피가 3000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41포인트(1.21%) 오른 2,797.33, 코스닥 지수는 2.22포인트(0.26%) 오른 861.17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외국인·기관 매수세… 코스피 2년 5개월 만 최고

코스피는 이날 전날보다 1.21% 오른 2797.3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 2799.32까지 올라 2800 선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은 7470억원어치를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각 2700억원, 54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6개월간 코스피에서 개인은 순매도, 외국인은 순매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개인은 코스피에서 12조5000억원쯤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21조4300억원쯤을 순매수했다.

그래픽=이진영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선전

이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1.75% 오른 8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8만전자(주가가 8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5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엔비디아 등 미국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의 훈풍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은 18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각각 3.51%, 3.8%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는데,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는 0.43% 하락한 2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장중에 24만30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3.63%), 현대차(1.24%), 기아(0.9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대체로 상승세였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 코스피 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율이 29%, 현대차·기아 비율이 5%쯤”이라며 “30% 넘는 비율을 차지하는 IT(정보 기술),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 호조가 이번 코스피 상승의 배경”이라고 했다.

◇증권가 “코스피 3000대까지 갈 것”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 코스피가 3000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기도 한다. 윤 센터장은 “이차전지 업체들의 이익 하향이라는 주가 하방 요인이 있지만, 반도체 및 자동차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면서 코스피는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진입이 늦어져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할인이 과도한 상태인데,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까지만 상승해도 코스피는 3000 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향후 금리 인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 등 거시 환경 변화도 코스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면 코스피가 3000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영환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연말 코스피 전망을 이보다는 낮은 2900대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올해 3분기에 기업 실적 호조와 미국의 금리 인하로 코스피가 3100까지 상승했다가 4분기에 수출 증가율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전환)하고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등이 겹쳐 일부 주가의 조정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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